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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 빛의 활용법

기사입력 [2017-06-29]

‘빛을 아시는지요?’ 아니면 ‘빛을 보고 느끼는지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다. 공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늘 빛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맑은 날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을 마주 볼 수 있으며, 일출일몰의 장엄한 풍광과 짙은 구름을 뚫고 쏟아지듯 내리는 빛줄기에 경이로운 감동을 느낀다. 천차만별의 다양한 모습과 특성을 지닌 빛은 보는 사람에 따라 수없이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빛은 사진을 만들어주는 근원이자, 사진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살려주며, 사진으로 찍고 싶은 아주 매혹적인 피사체다. 이러한 빛의 다양한 성질과 특성을 이해하고, 사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방법을 알아가는 것도 사진여행의 또 따른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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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CANON, 초점거리 195mm, 조리개 F2.8, 셔터 1/640초, IOS 100, 촬영 공현진)

사진을 만드는 것도 빛이고, 사진을 살려주는 것도 빛이고,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도 빛이다. 평범한 빛은 평범한 사진만 만들지만, 역광이나 다루기 힘든 빛은 시각을 강하게 자극하는 사진을 만들어준다.

사진과 빛의 이해.
사진의 기본요소인 빛, 색, 선에서 빛은 가장 우선되는 요소다. 사진은 빛이 남긴 시간의 흔적이고, 빛으로 빚어지는 예술이기 때문에 빛이 없는 사진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사진을 만들어주는 것도 빛이고, 사진주제를 살려 표현해주는 것도 빛이고,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피사체도 빛이다. 빛은 그 성격에 따라 직사광과 확산광, 산란광으로 구분된다. 직사광은 반사되거나 굴절되지 않은 빛을 말하고, 확산광은 빛이 물체를 투과하면서 난반사를 일으키며 확산되는 빛을 말하고, 산란광은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된 빛을 말한다. 또한 빛의 방향에 따라 순광, 측광, 사광, 역광으로 구분한다. 피사체 정면을 비추는 순광은 색 재현에는 좋지만, 원근감이 적어 사진이 밋밋한 경우가 많다. 피사체 측면을 비추는 측광은 입체감을 잘 표현해 주지만, 콘트라스트가 강해 사진이 거친 경우가 많다. 피사체를 45도 각도로 비추는 사광은 전체의 7할 정도가 밝고, 3할 정도가 어두워서 피사체 질감과 분위기묘사에 효과적이다. 빛이 닿는 부분과 그림자 부분의 형상을 뚜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명암의 균형을 이룬 감각적인 사진에 유리한 빛이다. 피사체 뒤쪽을 비추는 역광과 역사광은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유리한 빛이다. 더불어 밝은 주제나 활기찬 분위기는 밝은 빛이, 어두운 주제나 감성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빛이 유리하듯, 촬영자는 피사체 선택과 동시에 촬영상황의 빛이 어떤 성질의 빛인지, 어떤 세기로, 어떤 방향으로 비추는지를 읽어 효율적으로 활용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빛을 어떻게 사용하고 느끼는지에 따라서 사진의 의미와 느낌이 달라지고,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와 감흥이 달라지므로, 촬영자는 빛의 성질과 방향, 명암, 세기, 색감, 분위기 등에 민감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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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CANON, 초점거리 200mm, 조리개 F5, 셔터 1/800초, IOS 100, 촬영 울산)

붉은 양귀비가 작약 꽃 사이로 정렬의 화신인양 핏빛처럼 붉은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밝은 주제나 활기찬 분위기는 밝은 빛이, 어두운 주제나 감성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빛이 유리하듯, 촬영자는 피사체 선택과 동시에 어떤 성질의 빛인지, 어떤 세기로, 어떤 방향으로 비추는지를 읽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빛의 성질과 특성.
똑같은 풍경과 같은 인물도 시시각각으로 달라 보이는 것은 빛이 다르기 때문이다. 빛은 직진, 반사, 굴절 및 색과 색온도, 밝기와 콘트라스트 같은 물리적인 성질과 피사체 분위기와 사람의 감성까지 변화시키는 심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물리적인 빛의 성질을 살펴보면, 첫째 빛은 직진한다. 빛은 투명체에서는 직진하고 불투명체에서는 흡수 반사된다. 빛이 반투명체를 직진하지 못하고, 연속적인 난반사를 일으키며 투과 확산되는 것을 빛의 확산이라 말한다. 둘째 빛은 반사한다. 물체는 빛을 많이 반사할수록 밝아 보이고, 적게 반사할수록 어둡게 보인다. 반사되면서 흩어지는 것이 빛의 산란이다. 하늘빛이 푸른 이유가 빛의 산란 때문이다. 셋째 빛은 굴절한다. 빛이 밀도나 질량이 다른 매질(물, 유리 등)로 들어갈 때 굴절된다. 굴절되면서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색으로 분산되는 것이 빛의 분산이다. 그리고 빛의 파장에 따라 색온도와 색상이 달라지는데, 굴절이 큰 단파장은 색온도가 높은 푸른색을 띠고, 굴절이 적은 장파장은 색온도가 낮은 붉은 색을 띤다. 또한 빛에는 밝기와 콘트라스트의 강약이 있다. 콘트라스트란 밝고 어두운 부분의 밝기차이를 말한다. 강한 직사광은 콘트라스트가 강하고, 부드럽게 퍼지는 확산광은 콘트라스트가 약하다.

빛을 다루는 방법.
빛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가? 빛을 어떻게 다뤄야 주제표현에 가장 유리할 것인가? 빛을 잘 다루려면, 첫째 피사체에 비친 빛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빛의 성질, 방향, 세기 등이 피사체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즉 콘트라스트가 강한 직사광인지, 부드럽게 퍼지는 확산광인지, 어느 방향에서 오는 빛인지, 주제표현에 적절한 세기의 빛인지를 잘 살펴야한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직사광은 명암차가 뚜렷한 사진을 만들어 주고, 콘트라스트가 약한 확산광은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준다. 둘째 피사체에 비친 빛의 표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빛에는 빛에 따른 표정이 있다. 빛의 표정을 읽으려면 다양한 빛을 접하고 많이 느껴야 된다. 빛의 색과 색온도로 예를 들면, 색온도가 낮은 아침저녁은 따뜻한 느낌의 붉은 빛을, 색온도가 높은 흐린 날이나 그늘은 차가운 느낌의 푸른빛을 많이 띤다. 흥미로운 것은 색온도가 높을수록 온도가 높지만, 사람들은 색온도가 높을수록 차가운 느낌을 받고, 낮을수록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셋째 피사체에 비친 빛을 어떤 방법으로 사진으로 재현하는가이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는 말은 빛의 미묘한 표정을 잡아내 사진에 그대로 재현한 것을 말한다. 빛을 읽은들 사진으로 재현하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일이다. 사진가들은 조리개와 셔터속도, ISO 감도로 빛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 감도는 노출에만 한정하고, 촬영목적에 따라 셔터속도와 조리개만 적절하게 조절해도, 어느 정도 자신이 원하는 빛으로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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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CANON, 초점거리 50mm, 조리개 F5.6, 셔터 1/160초, IOS 100, 촬영 보성)

콘트라스트가 강한 직사광은 명암차가 뚜렷한 사진을 만들어 주고, 콘트라스트가 약한 확산광은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준다. 구름이나 안개가 낀 날에는 빛이 입자에 부딪쳐 난반사가 일어나 부드러운 확산광으로 변하는데, 확산광은 피사체의 질감을 부드럽게 표현해 준다.

빛을 활용하는 사례.
전문가들이 꽃이나 단풍, 인물촬영에 빛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보면,
첫째 대비를 통한 포인트 촬영법이다. 밝은 날 배경과 주변색은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강조하려는 색만 돋보이게 표현하는 촬영법이다. 색상이 강한 피사체면 더욱 유리하다.
둘째 색을 섞는 촬영법이다. 색을 섞으면 같은 사물을 찍어도 색조가 다른 톤의 색감이 표현된다. 색조가 확연히 다른 색이 겹치는 배경이면 아주 좋다.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면 배경이 뭉개져 버리므로, 최대 밝기에서 한두 스텝 조여 찍는 것이 좋다.
셋째 빛을 살짝 띄워 분리하는 촬영법이다. 잎을 약간 올려보고 찍으면, 아래는 잎에 가려 어둡게 보이고, 위쪽은 반사된 빛에 의해 밝게 보이면서 살짝 떠 보인다. 빛을 받는 부분의 명암차를 활용해서 강조하려는 부분을 돋보이게 만들면서, 빛의 세기와 반짝임으로 프레임을 분리되게 만들어 변화를 주는 방법이다. 빛들만 모여 떠있는 모습도 표현할 수 있다. 약간 위에서 내리쬐는 빛에 반사가 강한 두꺼운 잎들이 유리하다. 
넷째 필요한 곳에만 빛을 모아 집중하는 촬영법이다. 즉 스포트라이트의 일종으로 주변배경보다 주 피사체만 돋보이게 빛을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가로수 길이나 메타길, 숲속의 어둑한 곳에서 인물이나 주인공을 햇빛이 잘 드는 장소에 세워 촬영하는 경우다. 반사율이 높은 피사체는 더욱 유리하다. 
다섯째 사광이나 역사광을 활용하는 촬영법이다. 사광은 질감과 디테일 및 색상을 잘 표현해 준다. 특히 흰색을 순광으로 찍으면 화이트 부분이 날아가 버리고, 역광으로 찍으면 화이트의 투명한 질감이 감소되므로 사광이 가장 유리하다. 역사광은 빛을 즐기는 사진가들도 많이 애용하고 있다. 
여섯째 역광 할레이션을 활용하는 촬영법이다. 할레이션을 잘 활용하면, 빛이 번져 평범한 배경도 환상적인 분위기로 바꿔준다. 어두운 부분에 스폿 측광하여 노출을 +1스텝 오버로 촬영하면 유리하다. 이 외에도 반사된 산란광이나, 역광에 투과된 확산광, 빛의 반짝임 등을 활용하는 방법들이 수없이 많이 있으므로 찾아서 활용하는 방법을 익혀가는 것도 나름 즐거울 것이다. 부언하면 촬영목적에 따라 알맞은 빛을 선택하여 적절히 이용하되, 평범한 빛으로 찍은 사진은 평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므로 촬영목적에 어울리는 최적의 빛을 찾아가는 작업도 사진실력을 키우는 지름길의 하나임을 자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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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 CANON, 초점거리 200mm, 조리개 F5.6, 셔터 1/125초, IOS 100, 촬영 북한산)

포인트 촬영법은 주변색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강조하려는 색만 돋보이게 표현하는 촬영법이다. 표현하려는 피사체 색만 살리고 주변은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구도가 심플하거나 색상이 강렬하면 더욱 유리하다.

촬영 포인트
1. 일출일몰의 붉게 물든 풍경이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허옇게 나올 경우에는 측광지점을 태양 주변의 가장 밝은 쪽에 두거나, 노출을 약간 어둡게 하던가, 아니면 화이트밸런스 색온도를 높은 모드로 설정해서 촬영하면 된다. 그래도 원하는 붉은색이 안 나오면 날씨 탓이다.

2. 빛은 조리개와 셔터속도, ISO 감도를 활용해도 조절할 수 있지만, 플래시, 반사판, 확산판, 흡수판으로도 변화시킬 수 있다. 직사광은 밝은 부분은 너무 밝고, 그림자 부분은 너무 어두워 콘트라스트가 강한 사진이 된다. 이럴 때는 플래시나 반사판을 이용하여 그림자부분의 빛을 보충해 주면 좋다. 플래시나 반사판에서 반사되어 나온 광량은 적정 노출보다는 조금 약한 80% 정도의 광량이 적절하다. 또한 강한 직사광을 부드럽게 만들려면 확산판이나 흡수판을 이용하면 된다.

3. 바닷가에서 그라데이션 필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자연의 빛을 활용한 그라데이션을 연출해 볼 수 있다. 방법은 수평선과 지평선을 기준으로 하늘과 바다, 땅을 3등분으로 만들고, 하늘에서부터 바다, 땅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톤을 아래쪽으로 무겁게 구성하면, 화면에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자연의 그라데이션을 연출해낼 수 있다. 아침저녁의 사광을 이용해 촬영하면, 붉게 물든 밝은 하늘, 반짝이는 물결의 바다질감과 약간 어둑한 지면을 조화롭게 구성할 수 있다.

한국체육대 미디어특강 초빙교수 김창율(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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