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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 경쟁을 피하는 지혜

기사입력 [2017-09-12]

경쟁, 하기는 쉬우나  피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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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 한가로이 노니는 거위들 주변에 고양이가 호기심 어린 관심으로 다가간다
순간 거위세상의 평온은 깨지고 긴장감이 감돈다


성깔깨나 있는 거위지만 주변을 맴돌며 기웃거리는 고양이가 신경쓰이는 듯
대장거위는 무리를 이끌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위협하며 내쫓으려 한다

  

이런 행동이 오히려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듯
고양이는 더 가까이 다가선다
 
인내심에 한계에 온듯 대장 거위는 드디어 결단을 내린다.
한판 결전을 벌이는게 아니라 
무리를 이끌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걸 택했다
 
고양이는 당황한 듯 물위를 평화롭게 떠다니는 거위들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 체념하듯 자리를 뜬다
 
살다보면 거위와 고양이 같은 불편한 관계가 많이 생긴다
영역을 지키고 뺏기위해 서로 헐뜯고 갈등하며 싸우는 일들이 허다하다
자신들에게 좋은 공간은 또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곳이다
 
영역을 두고 펼치는 경쟁은 치열하고
승자든 패자든 서로에 상처를 주는 레드오션이다
 
거위들이 고양이의 출현을 문제삼아 자신의 영역 침범이라며
경쟁을 벌였다면 서로 상처를 주었을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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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출현에 긴장하며 경계하던 거위들이 영역을 지키는 대신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다 
 
거위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에도
경쟁보다 고양이가 넘볼수 없는 안전한 영역으로의 이동을 택했다
그곳은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이다
 
경쟁을 피하는 게 반드시 겁쟁이라서, 무서워서가 아니다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쉽게 넘볼수 없는 새로운 영역에서
또다른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우리는 경쟁에 익숙하고 경쟁하기는 쉽다
그러나 경쟁을 피하는 것은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니다
보다 높은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김순근/sk4340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