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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가을하늘

기사입력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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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햇살은 따사롭지만 가을햇살은 따갑다
그래도 사람들은 가을햇살을 반겼다
옛말에 봄볕에 며느리를 내놓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놓는다고 했다
봄볕에 살갗이 더 잘 타고 피부가 거칠어지니
시어머니는 아끼는 딸에겐 가을햇살을 쬐라고 했단다
 
이처럼 가을은 맑고 청명한데다 햇살까지 좋았다
그래도 우리는 가을하늘이 좋은지 모르고 지냈다
가을이면 높고 푸름이 당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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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한점 없는 맑은 가을하늘. 요즘 이런 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다. 

 

평범하게 느껴졌던 가을하늘이 새롭게 다가온건 88서울올림픽때다
올림픽기간이 가을(9/17~10/2일)이었고 맑고 화창했다.
서울을 찾은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특히 유럽계 사람들은 한국의 가을에 흥분했다
너나할것 없이 웃통을 벗고 가을햇살을 즐기며 원더풀을 외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에게 일상과도 같은 것에 감동하는 그들이 이상하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요즘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눈이 시릴정도로 푸르고 높은 하늘을 보는 날이 점점 줄어든다
해가 떴는지 안개가 꼈는지 분간이 안될때가 많다
날은 맑은데 먼산을 바라보면 뿌였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산에 올라 내려다본 도시는 미세먼지로 인해 한폭의 수묵화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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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해 한낮에도 안개낀듯 뿌옇게 변한 서울도심. 
 
외국인들이 엄지척을 했던 가을인데
이젠 매일 아침 미세먼지 예보를 체크하고
마스크를 준비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린 가을을 위해 무엇을 해야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지켜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