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유혹하는 카르멘의 모습

기사입력 [2007-06-28 12:34]

유혹하는 카르멘의 모습

고양아람누리 개관기념 예술제’가 28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 오페라단의 오페라 '카프멘'이 펼쳐진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비제가 작곡한 걸작 오페라 '카르멘'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고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오페라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연 당시에는 주인공의 파격적인 캐릭터와 신분, 살인으로 종결되는 결말, 집시 등의 하류계층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등으로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점들이 오히려 카르멘만의 차별점이 되어 작품 속에 숨은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지며 가장 인기를 모으는 오페라가 되었다.

오페라단체가 척박한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1년에 최소한 2~3차례는 대규모로 공연될 정도로 한국인들에게 익숙해져 있다. 카르멘 서곡을 비롯한 유명한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꽃노래', '나는 이젠 두렵진 않아'등의 주옥같은 아리아들은 오페라 초심자는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언제나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레퍼토리이다.


이번에 고양 아람누리에서 펼쳐질 오페라 '카르멘'은 이제껏 우리가 접해온 카르멘과 전혀 다른 모습의 공연으로서 이는 연극의 순수성과 실험성을 오페라로 옮기고 오페라의 중심을 형식성에서 내용성으로 이동시킨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 오페라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진면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타니슬라프스키 극장은 오페라 카르멘을 극장장(블라디미르 우린 Vladimir Urin)도 손꼽는 극장의 대표 작품 중의 하나라고 추천한다.현재 버전의 작품은 1999년 초연 제작되었으며 이번 고양아람누리 내한공연이 첫 번째 해외공연이어서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 측에서도 많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스타니슬라프스키극장이 고전의 현대적인 해석에 치중한다하더라도 그들은 전통적 모티브는 결코 놓치지 않는다. 객석에 들어서자마자 관객들은 투우사를 상징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무대막과 마주치게 된다. 투우사들이 즐겨 입는 의상의 전통문양을 그대로 무대막 중앙에 살린 배경은 카르멘 서곡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막이 올라가면 이층으로 무대로 가로지르는 난간이 등장하는데 이 난간은 작품속에서 여러모로 다양한 역할을 한다. 각 등장인물들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활용되는 장소, 전통과 현대를 나누는 지점,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지점, 사랑과 화해와 살인의 공간 등 극중 다양한 역할을 한다. 기능적으로는 이 난간이 건물, 지붕, 조명가리개, 다리 등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로 활용된다. 작품이 현대적으로 해석되더라도 작품 중에는 전통적인 오페라 카르멘의 모습들이 곳곳에 등장하기도 한다. 4막에 이르면 어느 장면에서는 투우사들과 스페인 여인 복장을 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말미에는 그림자극을 활용하여 소떼의 돌진장면을 재현한다. 이런 장면들은 전통적인 오페라 카르멘 공연의 향수를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 (조재희/news@photoro.com)

김창율의 사진여행 더보기

  • [사진여행] 형상이 다채로운 ..
  • [사진여행] 만추의 억새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