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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시장이 급팽창하는 이유는?

기사입력 [2007-08-23 10:13]

미술품 시장이 급팽창하는 이유는?

미술품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펼쳐지는 각종 아트페어는 인산인해이고, 오프라인 경매가 열릴 때마다 “억(億)”, “억”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미술품 유통업계에선 올해 국내 미술시장의 전체 규모가 55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명화가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운 인터넷 미술품 경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이트 포털아트(www.porart.com)의 경우 미술품 1일 판매량이 50점이 넘은 지 오래며, 미술품 구입을 위해 회원들이 주식 예탁금처럼 맡겨두는 적립금도 5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이 급팽창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성공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각종 규제책으로 부동산 투자가 종언을 고한데다 주식의 경우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섣불리 들어가기가 어렵다.. 게다가 주식은 최근의 급락장에서 보듯 위험성도 높다.

반면 미술품 투자의 경우 국민 소득 2만불 시대에 걸 맞는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투자의 실익까지 챙길 수 있어 계속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구미 선진국의 예로 보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주식에서 미술품으로 투자 대상이 이어져 왔으며, 누구나 자기 자산의 20~30%를 미술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포브스紙에 따르면 세계 100대 부호 중 30명 이상이 분산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에 투자를 하고 있다.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미술품 가격은 주가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미술품 가격 상승으로 이를 헷지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미술품에 투자하기 위한 해외 자금의 유입도 전망되며 이 경우 국내 미술품 가격의 가파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술품 시장에 최근 돈이 몰리는 것엔 ‘세금 무풍지대’, ‘과세 사각지대’란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은 되팔 때 최고 60%까지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만 미술품은 지난 2003년 미술품 양도소득세 관련 법안이 백지화되면서 양도 소득세는 아예 물 건너 간 상태다. 또, 미술품은 건물이나 토지가 아니므로 부동산처럼 재산세 부과 대상도 아니다. 아울러 국내에서 부동산을 상속.증여 받으려면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하지만 미술품은 등기 등록 재산이 아니어서 증여를 하더라도 명의변경 등 법적 절차가 필요 없고, 상속 시에도 가치평가가 어렵다. 따라서 상속세나 증여세가 사실상 없는 셈.

오히려 정부에선 2005년 법인세법 개정을 통해 기업이 구입한 미술품(건물 장식용 포함)을 '업무용 자산'으로 삼을 수도 있는 길도 열었다.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목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 것이다. 이는 미술품 구입 시 고율(33%)의 취득세를 부과하는 중국이나 13~17% 정도의 관련 세금이 존재하는 미국, 프랑스 등에 비해 국내 미술품 투자자에게 유리한 점이다.

김대표는 “이처럼 우리나라의 미술품 투자 조건이 유리하지만 투자 규모는 아직도 중국에 훨씬 못 미치는 규모”라면서 “중국의 경우 지난 2004 년 이래 미술품 시장 규모가 7조원에 이르고,미술품 투자자가 약 7500만 명에 달할 정도”라며 “이는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높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라고 조언했다.

사진은 국전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원로 한국화가 우희춘 화백의 2003년 작품 '신석기시대(91 x 117cm.50호)'로 포털아트에서 인터넷 경매 중이다. (김현 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