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달마산 도솔봉 아래 바위 사이에 마치 천연요새처럼 들어선 도솔암
깎아지른듯한 절벽위에 불당이 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연주대
보통 산속의 기암들을 자연이 빚어낸 조각품에 비유한다. 그래서 기암주변을 인공적으로 장식하거나 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에 대해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인공적인 구조물로 인해 더 각광을 받는 경우도 있다. 관악산 연주대의 깎아지른듯한 암벽벼랑과 해남 달마산 도솔암을 둘러싼 기암괴석은 그 자체로도 장관인데 절터나 암자의 담장 및 축대 역할을 하며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뤄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다.
관악산 정상 오른쪽 깎아지른 암봉위에 돌로 축대를 쌓아 불당을 조성한 연주대
관악산 연주대는 암벽봉우리를 평평하게 만들어 불당을 짓고 응진전(應眞殿)이라는 현판을 걸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연주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등 명소가 되었는데, 만약 불당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이 연주대는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기도 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되어 있다.
기암들이 담과 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도솔암
전남 해남 달마산(489m)은 기암괴석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 달마산 오른쪽 끝에 있는 도솔봉(421m) 아래 바위 사이 좁은 공간에 도솔암이 아슬하게 걸쳐 있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바위 틈새는 돌로 촘촘히 쌓아 올려 마치 난공불락의 천연요새를 연상케한다.
도솔암의 일부가 된 바위들은 도솔봉 주변의 수많은 기암중 일부에 불과했으나 도솔암을 품음으로써 해남 8경의 으뜸으로 꼽힐 정도가 됐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