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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암] 남해 암수바위

기사입력 [2018-01-2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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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논인 다랭이 논으로 유명한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의 다랭이마을에 남녀 성기형상의 암수바위가 있다. 

 

높이 5.8m, 둘레 2.5m로 엄청난 크기의 숫바위는 발기한 남자 성기 형상을 빼닮았다.

반면 그 옆 벽면에 비스듬히 기대어있는 높이 3.9m, 둘레 2.3m 크기의 암바위는 성기형상 대신 배가 남산 만하게 불러온 만삭의 여인 모습을 하고 있다. 

 

숫바위가 암바위를 임신시킨 것으로 해석되는 이 암수바위는 성(性)숭배신앙을 보여주는 대표적 유적이다. 

 

성 숭배신앙은 풍요, 다산을 위하여 남녀 성기형상의 물상을 숭배해 오던 민간신앙인데 간혹 여기에 불교가 융합하여 성기형상을 신격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따라 마을에서는 이 암수바위를 미륵으로 격상시켜 숫바위는 숫미륵, 암바위는 암미륵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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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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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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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바위 주변에는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이 많다. 

 

암수바위에는 각각 흰띠가 매여져 있는데 매년 음력 10월23일에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은 주민중에서 제주와 집사를 뽑아 마을주최로 제를 올린다.

 

미륵에 대해 제를 올리는 것이어서 일반 제와 달리 생선과 고기, 술을 전혀 쓰지않고 과일과 떡, 나물 등만 올린다. 

 

음력 10월23일은 이 바위가 발견된 날로,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 영조때 이 고을의 현령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자신이 가천에 묻혔는데 그 위로 우마(牛馬)가 다녀 몹시 불편하다며 파내어 일으켜 세워주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을 해 현령이 사람을 시켜 가천에 가서 해당 장소를 파게했더니 이 암수바위가 나왔다고 한다. 

 

성기 형상의 바위는 흔하지만 이 암수바위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민간신앙에 불교의 미륵신앙까지 더해져 그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0년에 경상남도 민속문화제 제13호로 지정되었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