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울이나 들판 등 습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이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보잘것 없어 누구도 쳐다보지 않던 그 잡풀에 자그마한 이쁜 꽃들이 피어 눈길을 끈다. 꽃이 너무 작아 가까이 다가서야 꽃의 존재를 알수 있을 정도다.
연분홍빛 또는 하얀색의 작은 꽃들이 뭉쳐피어있는 모습이 몹시 앙증맞다. 10~20개의 작은 꽃들이 활짝 필때면, 멀리서보면 보잘것 없지만 가까이 갈수록 아름다운 우리꽃의 진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고마리’라는 꽃이다. 들판이나 냇가 등에 어디서든 쉽게 볼수 있는 고마리는 이름에 대한 유래가 재미있다. 번식력이 왕성해 너무 과하게 자라다보니 “이제 고만자라라”고 해 고마리가됐다고 전해진다. 또, 논과 논 사이 작은 도랑에 자라던 풀이 논으로까지 옮겨와 무성하게 번식하는 바람에 농부들이 제발 그만 나오라며 "고만! 고만!" 이라고 외치며 뽑던 풀이라고 해 ‘고만’이라 불리다 고마리가 됐다고도 한다.
‘고만자라라’며 구박받던 것과 달리 고마워하는 마음이 담긴 이름의 유래도 있다.
고마리는 옛날엔 주로 도랑에 많이 자랐는데, 도랑을 고랑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고랑에 많이 자라는 풀이라고 해 ‘고만’에서 고마리가 됐다는 설도 있다. 특히 고마리는 수질정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더러운 도랑이나 냇가의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고마운 이(풀)’이라고 해 고마리가 됐다고도 한다.
고마리의 또다른 이름은 돼지풀이다. 돼지들이 잘 먹어 돼지 간식거리로 자주 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10~20개의 작은 꽃들이 뭉쳐 하나의 꽃을 이룬 고마리에는 지극히 서민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고, 밟히고 뽑혀도 꿋꿋히 자라는 강한 생명력에서 서민의 애환을 읽을수 있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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