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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뮤지컬의 실체를 보여준 '마리오네트'

기사입력 [2008-06-26 12:32]

퍼포먼스 뮤지컬 마리오네트는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유도한다. 인간을 사랑하면서도 다가갈 수 없는 인형의 애틋한 사랑, 그저 바라만 보면서도 행복하게 춤을 추지만 그 사랑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아픔을 간직한 주인공 인형의 마음이 비보이 몸짓을 통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세상사에 중요한 희망이나 기쁨 그리고 탐욕, 유혹 그리고 슬픔 등이 모두 담겨있다.

‘마리오네트’에는 힙합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 전체적인 음악은 동화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로 관객의 시선을 유혹한다. 영화 ‘아멜리에’의 OST에 나오는 아코디언 연주에 비보이 춤사위가 환상적이고 격렬하면서도 서정적인 댄스와 클래식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전혀 새로운 느낌의 퍼포먼스를 창조하는데 성공했다. 2006년 초연이래 꾸준히 성장해 마침내 독특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마리오네트’는 단순히 춤만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다

마리오네트는 분절된 동작들의 퍼포먼스가 줄인형의 감정을 표현해주면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전달한다. 줄인형과 인형사는 ‘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교감을 한다. 유능한 인형사라 해도, 아무리 잘생긴 줄인형 이라 해도 상대 없이는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수가 없다. 세상의 이치를 표현하는 것과 같다. 단지 그 표현방식이 ‘춤’이란 대중문화를 빌린 것일 뿐 그 차이는 없다. 배우와 관객 사이에 ‘춤’이 공유하고 삶에 대한 메시지가 건강하게 담겨있을 뿐이다. 그 감동은 오로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채.

그동안 보아왔던 넌버벌의 단점은 내용 전달이었다. 아무리 담고 있는 의미가 큰 공연이라 하더라도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전혀 의미 없는 움직임에 불과하다. ‘마리오네트’는 적절한 영상과 카피를 이용해 이 난점을 해결했다. 극의 내용을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의 일러스트 삽화를 통해 설명해 관객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실제 관객이 극중 여자 주인공이 되는 상황을 설정해 극의 친밀도를 극대화시키고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전체 공연 중에 관객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었던 부분이었다. 아울러 꿈틀거리는 배우들의 몸짓과 아름답게 빚어내는 독특한 조명과 블랙라이팅, 감미로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 따뜻함이 묻어나는 영상이미지.. 이 모든 것이 퍼포먼스 뮤지컬 ‘마리오네트’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켜 관객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마리오네트’는 욕심이 아주 많은 퍼포먼스 뮤지컬이다

‘마리오네트’가 비보이 공연인데 너무 다양한 장르를 집어넣었다‘ 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려면 각각에 소홀해 질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런 면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이런 퓨전 공연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측면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마리오네트‘는 시대흐름을 잘 파악했고, 관객의 새로운 욕구를 채워줄수 있는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마리오네트‘의 남은 공연과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공연은 오는 8월3일까지 서울패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조재희/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