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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강수진 `예술은 나이를 잊게 해요`

기사입력 [2008-11-14 23:29]

발레리나 강수진 `예술은 나이를 잊게 해요`

``예술은 나이를 잊게 해요``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42)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독일의 발레 명문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에 줄리엣으로 출연한다.

1994년 `존 프랑코`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30주년 공연에 오른 이후 14년만의 국내공연이다. 동시에 강수진이 `로미오와 줄리엣` 전막에 출연하는 마지막 한국공연이라는데 특별한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공연을 2일 앞두고 강수진과 리드앤더슨 예술감독 그리고 로미오에 더블 캐스팅된 ‘필리프 바란키비츠’아 ‘마레인 라데마케르’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불혹의 나이를 우려하자 강수진은“그냥 일상일 뿐이며 힘들지는 않다. 오히려 한국인들 앞에서 공연할 때 언제나 떨리는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언뜻 현역에서 은퇴를 생각할 나이로 보이지만 강수진은 발레를 갓 시작한 신참마냥 설레는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서른 살 때는 마흔의 나이에 발레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벌써 마흔이 넘었다. 이젠 쉰 살의 나이에도 발레를 하고 있을까 스스로도 궁금하다(하하)”

공연 이틀 동안 강수진은 상대역인 로미오만 바꿔가며 홀로 줄리엣을 연기한다. 불혹의 나이에 조카뻘 되는 로미오들과의 연기가 부담되지는 않을까.

필리프 바란키비츠는 “강수진은 앳되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어 전혀 나이차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줄리엣 역할을 많이 해봐서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춤출 때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강수진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역할에 몰두하면 나이를 뛰어넘는 것이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마흔의 넘은 줄리엣이 얼마만큼 십대의 줄리엣을 표현해 보일지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와관련 세계의 언론은 그녀를 가리켜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에서 벗어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 존 프랑코의 안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소화해 낸 발레리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존 프랑코의‘로미오와 줄리엣’은 전체 서사구조를 원전보다 단순화하는 대신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변화에 따른 움직임을 충실하게 묘사하는데 힘을 쏟았다.

네오클래식 발레 스타일의 작품에서 보이는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에 드라마 발레가 가져야 할 극적인 요소의 접합을 기막힌 타이밍과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맞물리게 안무한 셈이다.

한편 강수진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춘희 등 전막 발레공연으로 고국무대를 밟을 예정임을 밝혔다.

2세 계획을 묻자 강수진은 ``언젠가는 갖지 않겠는가.지금은 남편과 너무 행복하며 (발레리나 출신인)남편은 고민을 덜어주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변함없는 사랑을 전했다. (조재희/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