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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자연을 담다 `도시공간` 홍인숙 사진전 20~26일

기사입력 [2008-11-16 15:27]

도시에 자연을 담다 `도시공간` 홍인숙 사진전 20~26일

``각박한 도시 속에서 생활하며 자연을 꿈꾸는 사람들이 마음의 휴식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늦으막한 나이에 쉽지 않은 사진의 세계로 빠진 한 여성의 말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홍인숙,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오는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중구에 위치한 갤러리M에서 `도시공간`이라는 사진전을 개최, 사진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그는 8년전 우연치 않은 기회에 사진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8년전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홈페이지에 올릴 제품 사진을 찍어야했어요. 사진을 좋아하고 아이들 사진을 곧잘 찍는다고 생각은 했지만 회사의 얼굴이 될 제품사진을 찍는 일은 녹녹치 않았어요. 물론 회사의 규모가 적어 작가에게 의뢰할 처지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홍순태 교수님께 조언을 구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사진을 배워서 직접 촬영해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40대 중반인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사진집 한권을 보여주셨습니다.

``Imogen Cunningham이라는 여류사진가가 75세 때 촬영한 사진집이었습니다. 화병에 담겨진 꽃을 촬영한 사진이었는데 그것을 보여주시면서 `사진은 휠체어에 앉아서도 할 수 있다. Imogen Cunningham은 95세에 작고할 때까지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고 말씀하시더군요. 인생의 연륜이 배어있는 꽃 사진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결국 그는 45세였던 2000년 SAPPA 사진전문교육원 디지털 사진과정을 시작으로 2003년 성균관대 예술학부 사진전문 일반과정을 거쳐 연구과정, 포트폴리오 과정 등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시영상`, `물`, `조망창`, 등 다양한 주제의 그룹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사진작업을 진행해왔고 2008년 늦은 가을, 첫 개인전 `도시공간`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 `도시공간`전에서는 그가 태어나 생활터전으로 자리한 현대 도시 환경을 비판적 시각과 더불어 그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표현하였다.

시멘트 덩어리의 차디찬 건축물들에 내재한 나무, 창에 투영된 파란 하늘은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도시인의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특히 다이나믹한 공간구성은 도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의지를 표출한 시각적 유희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점의 사진으로 하나의 사진의 여백이 또 다른 하나의 사진의 여백과 이어져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였고, 세 점의 사진을 일직선에 놓아둠으로써 실공간이 아닌 사진을 통해 좁은 공간의 확장을 유도할 수있도록 구성해 보았습니다. 전시를 통해 제 작품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도시생활을 벗어나 카메라 앵글에서 만날 수 있었던 시각의 자유로움을 저와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복잡다단한 현대인의 삶과 심성을 담은 또 다른 도시풍경을 사진에 담아낼 계획이다. 또 기회가 된다면 사진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씨의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뒤늦게 재즈를 배우기 위해 파리에 갔지만 최소한의 지식도 없어 본인의 방식대로 노래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점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가 되었답니다. 그녀는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알게 되어 재즈는 물론 성악을 따로 공부하여 `약점`을 `다른 점`으로 승화하게 되었다는군요. 재즈는 중저음으로 노래해야한다는 상식을 깬 나윤선씨 처럼, 저 또한 사진이라는 문제에 대해 모범답안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나만의 색깔과 느낌을 담아내보고 싶습니다.`` (조재희/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