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탄생의 산실로 불리는 뮤지컬 <헤드윅>이 지난6월 27일부터 2009년 1월11까지 7개월간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헤드윅 ‘프리스타일’로 명명한 이번 공연에서 더블캐스팅이 아닌 배우에 따라 의상과 분장, 조명 등 맞춤 제작된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어 매회 전석 매진이라는 큰 반향을 불러모으고 있다.
시즌 3에서는 요염한 자태의 조정석이 헤드윅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뮤지컬 <내마음의 풍금> 에서 보여준 순진한 선생님은 어디로 사라지고 섹시하고 도도한 헤드윅으로 완벽소화하고 있어 새로운 헤드윅의 스타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7개월여 동안 금요일 오후 9시30분과 토요일 오후 9시에 열리는 심야공연을 이끄는 이는 록 밴드 `쿠바`의 리드 보컬인 송용진. 긴 금발 가발을 쓰고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서 능청스레 보여주는 여장 연기로 금요일과 토요일을 책임지고 있다.
<헤드윅>은 오리지널 캐스트이기도 한 존 카메론 미첼이 대본을, 오리지널 기타리스트 스티븐 트래스크가 가사와 곡을 붙인 록 뮤지컬로 1998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원제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로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록 가수 헤드윅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그린 내용이다.
뮤지컬 <헤드윅>은 앉아서 보는 공연은 아니다. 서정적인 뮤지컬 음악이 아닌 라이브로 즐기는 음악은 록콘서트장을 방불케한다. 관중 속을 종횡무진하며 뛰어다니는 헤드윅을 따라 관객들도 어느새 일어서서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게 된다.
도입부 ‘나를 부숴 봐’를 필두로, 메인 테마곡 ‘사랑의 기원’, 앵그리 인치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는 ‘성난 1인치’, 로커들에게 바치는 ‘한밤의 라디오’ 등 헤드윅 음악을 관객들도 함께 따라 부르게 되는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록음악의 즐거움 속에서도 ‘트랜스젠더’라는 인생의 실패자로 낙인찍인 패배자의 아픔이 깔려 있다. 무대 위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지만 음악이 없이 혼자 있을 때는 견딜 수 없는 고독으로 힘겨워 하는 헤드윅. 그의 말처럼 ‘그’ 아니 ‘그녀’ 도 아닌 정체불명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처지는 우리가 삶의 목표와 정체성에 고민하는 모습일지 모른다.
뮤지컬 <헤드윅>은 동성애 주제가 아닌 자신의 삶의 반쪽을 찾아 완벽해지고 싶어하는 한 인간의 고뇌를 담고 있다. (조재희/news@phot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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