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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창극, 그 네 번째 이야기 ‘적벽’

기사입력 [2009-10-30 08:19]

우리시대 창극, 그 네 번째 이야기 ‘적벽’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영대)은 우리 시대의 창극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적벽(Red Cliff)`을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창극 ‘적벽’은 ‘전통양식의 개발’과 ‘보편적 음악극’이라는 두 축을 지양(止揚)한다는 전제로 전통은 그대로 지키되 판소리의 보편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윤택(57) 감독은 ‘적벽가’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면서 새롭게 시도되는 미학 기법과 조명, 영상, 무대를 통합한 미장센(mise en scene)을 통해 이윤택표 창극의 전범을 제시할 것이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계속 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만담도 하고, 아크로바틱한 춤을 추는가 하면, 사물놀이도 한다``며 ``창극은 다양한 공연예술이 융합된 음악극, 내지는 토종 뮤지컬``이라고 밝혔다.

영웅호걸들의 이야기인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둔 `적벽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가장 호방하고 힘찬 남성적 소리로 소리꾼들이 제일 소화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적벽가`이다.

창극 ‘적벽’에서는 장대한 스토리 안에 살아 있는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국지연의`영웅들의 경쟁담이라면, 창극 ‘적벽’은 조조, 관우, 유비, 장비, 제갈공명 ,조자룡 등 인간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조조와 관우의 의리를 중심으로 간결한 서사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들은 영웅이었지만, 그 내면에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민중적인 정서를 갖고 있다. 조조는 익살맞으면서도 인간적 인물로, 관우는 넉넉함과 후덕함, 당당함과 충성스러운 인간의 덕을 갖춘 민중의 왕으로 표현된다.

창극 ‘적벽’은 영웅 이야기 뿐 만 아니라 이름 없는 군사들의 노래를 담고 있다. 조조 휘하의 군사들이 죽는 ‘군사설움 대목’, ‘이별 대목’ 등은 서민들의 정서와 그들 삶의 의미를 성찰 한다. 이는 영웅적 서사를 다루되 영웅적 서사의 실감을 뒷받침하는 민중노래와 연희를 통해 민중의 고단함과 전쟁의 허무함을 표현한다.

또한 현 지식인의 필독서인 삼국지의 또 다른 이면 결국 세상에 과연 영웅이 존재하는가? 라는 反영웅주의,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_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인생무상(人生無常)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립창극단은 2009년 새롭게 만나게 되는 창극 ‘적벽’은 연극보다 재미있고, 오페라 보다 가슴에와 닿는 우리의 이야기를 전한다.

공연엔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조조 역의 왕기석과 남상일, 유비 역의 조영규와 김학용, 관우 역의 왕기철과 허종렬, 장비 역의 윤석안과 우지용, 주유 역의 김형철과 이영태, 조자룡 역의 이시웅과 임현빈이 번갈아 맡고, 공명 역에는 여성 소리꾼 박애리와 이연주가 남장 연기를 한다. (조재희/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