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지역의 박석용은 초연부터 지금까지 매 연말마다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이 역을 맡아왔다. 매년 12월이 되면 스크루지가 되어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평범한듯하지만 무대와 객석을 사로잡으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그는 배우들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카리스마로 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2009년에도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지금까지의 ‘크리스마스 캐롤’보다 더 따뜻하고 감동스런 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다음은 스크루지역의 박석용과의 일문 일답.
간단한 자기소개 및 배역 소개해주세요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크루지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박석용입니다.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3명의 유령과 함께 보낸 하룻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불행한 사람인지 알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과 어울려 사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어 사랑을 되찾게 되는 역할이다.
2003년 초연 때부터 매년 스크루지 역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알고 보면 스크루지는 원래 악한 사람이 아니다. 매년 같은 작품, 같은 배역을 맡게 되는 데에는 스크루지라는 한 인간의 숨겨진 모습에 끌리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개과천선 후의 모습이 본인과 잘 어울려 자꾸 이 역할을 맡게 되는 것 같다.(웃음)
올해로 벌써 7년째 같은 공연, 같은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데 감회가 남다를 듯 하다. 어떤 느낌으로 공연에 임하는지, 또 이번 공연이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매년 공연이 거듭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공연을 통해서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그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인생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인 듯 하다. 공연 자체만으로 보면 군무가 좀 더 화려해졌고, 배우들의 장면연기에 더욱 섬세함이 생겨났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 40명이 넘는 대규모 공연이다. 연습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작은 실수로 인한 에피소드들이 많은 편이다. 스크루지는 공연 중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장면이 많은데, 사무실에 들어와서 모자와 코트를 안 벗고 책상에 앉아 바로 일을 한다든지, 밖으로 나오는 장면인데 소품을 안 챙기고 그냥 나온다든지 하는 것들. 본인과 함께 스크루지 역을 맡은 이경준씨는 올해 처음 이 배역에 캐스팅되었는데 굉장히 젊은 감성으로 접근해서, 그런 생경함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고.. 초연 때 실수가 생각나는데, 제대로 리허설을 못하고 첫 무대를 올라갔다. 마지막 넘버인 ‘사랑을 찾았네’를 부르는데 전주를 놓치는 바람에 1절을 전부 못 부르는 사고가 있었다.
-스크루지가 개과천선하는 장면에서 객석에 있던 딸아이가 눈물을 흘렸답니다. 공연이 끝나고 왜 울었냐고 물어봤더니 아빠가 좋은 사람이 되어서 울었다고 합니다. 기쁜데 왜 우냐고 묻자 “아빠 기뻐도 눈물은 흘리는 거야”라고 말을 했답니다. 4살짜리 아이가 그런말을 했다는것도 감회가 새로웠는데….그 아이가 커서 같이 공연을 한다는게 참 뜻깊다고 하십니다.
어느 덧 중견 배우이시다. 그래도 무대에서 가끔 실수를 하실 때가 있을 텐데 경험으로 쌓은 실수만회 노하우 같은 것이 있는지
-무대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이제 실수를 해도 당황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배역에 빠져 있으면 그런 것들도 극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어린 배우 ‘왕석현’을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해주세요
-타고난 연기자이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상황에 대한 리액션을 적절히 사용한다. 연습실에서 만나면 장난도 심하고 개구쟁이인데, 일단 연습에 들어가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집중한다. 너무 어려서 연습 초반에 노래가 조금 약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을 통해 관객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거창한 것은 없다. 가족의 소중함, 더불어 사는 기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은 나눔과 실천에 의미가 있음을 항상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조재희/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