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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이 한강 풍경에 취했던 곳… 서울 궁산

기사입력 [2018-10-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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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해발 76m 야산…한강이 발아래

겸재 정선이 궁산 소악루서 바라본 한강 풍경 작품으로 남겨  

 

서울 강서구에 마곡 서울식물원이 임시개장 되면서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식물원은 9호선과 공항철도가 만나는 마곡나루역에서 가깝지만 한정거장 떨어진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도 도보 5분 거리다.  

굳이 양천향교역을 거론한 이유는 서울식물원과 연계할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서울 유일한 향교 ‘양천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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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향교

 

양천향교는 9호선 양천향교역 1번과 2번 출구사이 골목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홍원사 사찰뒤에 위치해 있다. 1411년(태종 12)에 창건되어 오랜 세월속에 터만 남아있다가 1981년 복원을 거쳐 1990년 6월 18일 서울시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됐다.

양천향교역의 역명도 여기서 따왔고 서울시에 남아있는 유일한 향교인 만큼 방문할 가치가 있다. 현재 대성전·명륜당 등 8개 동이 남아 있고 매년 봄가을에 대성전에서 공자를 비롯한 5성과 10철, 송의 6현, 동국 18현의 위패를 모시고 덕을 기리는 석전제례가 개최된다.

 

[궁산 소악루 한강 전망 압권] 

양천항교 뒤에 있는 야트마한 산은 해발 76m의 궁산(宮山)이다. 양천향교에서 정상까지는 걸어서 20분도 채 안걸리지만,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어 숲이 울창하고 거미줄처럼 둘레길이 나 있어 사색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특히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전망이 빼어난데다 행주산성을 거쳐 수도 한양으로 진입하는 한강의 길목이어서 삼국시대때부터 전략요충지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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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산 정상 양천고성지. 백세시대로 추정되는 성벽및 기와, 토기편이 출토된 고성지다.

 

임진왜란 때는 궁산 산성에 진을 친 관군과 의병이 한강 건너편 행주산성에 주둔하는 권율 장군과 함께 왜적을 물리쳤던 곳이다. 일제강점기때 일본군이, 한국전쟁때는 국군이 주둔했다.

 

궁산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건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던 겸재 정선 때문이다. 정선은 65세에서 70세까지 양천현령으로 있으면서 한강 주변 아름다운 풍경을 두루 그림으로 남겼다. 정상 바로 아래 소악루는 정선이 즐겨 한강을 감상하던 곳으로, 정자에서 내려다본 한강 풍경이 중국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동정호 절경에 견줄만하다 하여 소악루라 지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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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악루와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강 전망.

 

난간에는 당시 가 그린 한강 풍경인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을 소개해놓은 안내판이 있다. 그림속 한강은 마치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고 나룻배가 평화롭게 떠 있다. 겸재 정선의 그림을 보노라면 절로 뱃놀이 하고 싶은 풍류가 전해온다.   

막상 소악루에 올라 한강을 내려다보면 300여년전 정선이 바라본 한강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지만 그래도 탄성을 자아내는 전망이다.

 

[겸재정선미술관과 궁산 땅굴] 

소악루 인근 정상에서 금호어울림아파트 쪽으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겸재정선미술관이 있다. 2009년 4월 23일 궁산 자락에 개관한 이곳에는 진경산수화 등 겸재 정선의 작품세계를 엿볼수 있고 겸재가 전국을 여행하면서 그린 작품속 장소와 현재의 변화된 모습을 비교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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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산 땅굴. 낙석 위험으로 인해 안으로 들어갈수는 없다.

 

미술관 뒤쪽 궁산자락에는 일제가 태평양전쟁이 끝나갈 무렵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궁산 땅굴’이 있어 잠깐 둘러보기에 좋다. 일제강점기 때 군사비행장인 김포비행장에서 3.1km 떨어져 있는 이곳은 무기와 탄약 등 군수물자를 보관하고, 김포비행장을 감시하면서 연합군 공습시 부대 본부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용으로 알려져 있다.

폭 2.2m, 높이 2.7m로 궁산 아래를 파고 들어간 땅굴은 총길이가 68m에 달한다. 2008년에 우연히 발견되어 2018년 초 역사전시관으로 조성돼 약 18m 정도만 개방됐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 개방된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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