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 있는 높이 338m의 인왕산은 대표적인 바위산이다. 산 전체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들로 이루어져 있어 곳곳이 기암들로 넘쳐난다.
특히 서대문 서울교육청 쪽에서 서울 도성 성곽길을 따라 인왕산 정상쪽으로 올라갈때면 기기묘묘한 바위들로 인해 눈이 즐겁다. 선바위, 해골바위, 모자바위, 주전자바위 등.
그런데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바위는 낭떠러지 끝에 위치한 군부대를 등으로 떠받치고 있는 듯한 거대한 사람모양의 바위다. 딱히 정해진 이름이 없이 킹콩바위, 거인바위, 장군바위, 얼굴바위, 도인바위 등 보는 이들의 눈에 보이는 형상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바위의 패인 부분이 잘 보이지 않을 때면 사람 얼굴 모습으로 변한다. 그러나 바위의 패인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방향에서는 고질라나 킹콩같은 무시무시한 괴물 형상이 된다.
그런데 이 바위는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큰 얼굴모양을 하고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거인이 지게를 지고 있는 모양으로 바뀌고 또 어느 순간엔 거대한 공룡 또는 킹콩이 입을 쩍 벌리고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변한다. 그래서 다른 바위와 달리 이 바위는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보고 또봐야하는 이유다.
압권은 얼굴 모양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자세히 보면 동굴처럼 많이 패여있다. 억겁의 세월 속에 눈비와 바람으로 인한 풍화작용으로 인해 떨어져 나가는 타포니 현상으로 이런 절묘한 형상이 빚어졌다. 보기만해도 아찔한 높이의 바위에는 누군가 흰페인트로 써놓은 낙서도 있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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