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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암] 관악산 ‘백운근’의 정체는

기사입력 [2019-02-20 10:33]

경기도 과천시 과천향교에서 관악산 연주대로 오르는 코스는 아름다운 자하계곡을 끼고 있어 특히 많은 이들이 찾는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서 가깝고 등산로 입구의 일방통행 길 도로변을 따라 유료 주차장도 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주말에는 교회차량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손석희 주차장’도 인근에 있다. 그래서 등산 전후에 등산로 입구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이곳을 굳이 찾는 호기심 많은 이들도 적지 않다.

 

등산로 초입에 있는 과천향교에서 5분여 거리의 KBS송신소까지 즐비한 음식점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경관이 빼어나기로 소문난 자하계곡 경관을 즐기며 20여분쯤 올라가면 옛 산장터가 나온다. 산장이 사라진 곳에는 화장실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이곳에 기이한 바위가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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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쪽 관악산 자하계곡 상류의 옛 산장터에 있는 바위. 바위 측면에 '백운근'이라 적혀있어 백운근으로 알려져있다.

 

뭇 남성들의 기를 죽일 듯 웅장한 남성 심벌 모양을 하고 있는데 화장실로 조성된 공간의 뒤쪽에 있어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나무테크 위로 올라서야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다. 화장실 공간이 등산로보다 높게 위치해 있어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다.

 

남성 심벌 모양도 화장실 쪽에서 바라볼 때만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보기위해 아래쪽 등산로로 내려가 바라보면 그 당당한 모양은 온데간데없고 길쭉한 두 바위가 포개져 있는 바위만 있다. 어떻게 저런 모습이 거대한 남성 심벌 모양으로 변하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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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측면 모습. 정면 모습이 전혀 연상되지 않는다. 아래쪽 바위 오른쪽 끝에 '백운근'이라 적혀있다. 

 

포개져 있는 두 바위중 아래쪽 바위에 한글로 ‘백운근’이라 적혀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행 지점을 명기할 때 이쪽 지점을 ‘백운근’이라 표기한다. 

그러나 바위 이름이 ‘백운근’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름에서 남성을 상징하는 분위기가 풍기다보니 대부분 바위 이름으로 여긴다.

더구나 화장실 입구 쪽 바위 앞쪽에는 탑처럼 쌓아놓은 작은 돌들이 많아 누군가는 이 바위를 다른 남근석처럼 영험 있는 것으로 여긴 듯하다.

 

이곳에서 머지않은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관악산 송신소에 ‘백운근’이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근무한 적이 있어 주변에서 자신의 이름을 새긴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는 말도 전해진다. 물론 사실무근이다.

 

그런데 이 바위 아래 자하계곡변 바위에 ‘백운산인 자하동천(白雲山人 紫霞洞天)’이라는 글이 암각돼 있어 이것과 관련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백운산인(白雲山人)은 흰 구름을 벗하며 사는 산사람이란 뜻이다. 그래서 바위에 새겨진 ‘백운근’도 이 백운산인(白雲山人)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자하계곡을 뜻하는 자하동천(紫霞洞天)의 자하(紫霞)는 조선 정조때 신동으로 알려졌고 시․서․화 3절로 유명한 신위(申緯)선생의 호다. 신위 선생이 이곳 관악산 자락에서 거주해 자하계곡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김순근 전문기자/chimak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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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에 있는 과천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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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비는 자하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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