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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덕의 작품 저돌적 야성의 종말

기사입력 [2006-08-28 02:03]

이흥덕의 작품 저돌적 야성의 종말

이흥덕의 세계에 삶을 조망하고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문학적, 시각적 도구로서의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건들의 정연한 극적 전개도 없다. 숱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사라지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어떤 인간 보편을 그려내기 위해 신중하게 구성된 심리적 캐릭터가 아니다. 중심을 이루는 사건도 없고, 시종 내러티브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도 없다.

또한 이흥덕의 세계는 더욱 더 사건과 사람들 자체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건들이 더욱 명쾌하게 드러나는 반면, 그것들을 캔버스에 소속시키는 일련의 회화적 절차들은 더욱 간결하게 되어가고 있다. 표현의 강박, 또는 ‘정서의 안개’가 걷히면서 색조는 훨씬 밝아졌다. 붓질은 훨씬 더 밋밋하고 평면화되었다. 이는 이흥덕의 역할이 미묘하게 바뀌어 왔음을 암시한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9월 3일까지 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조재희/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