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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관절병 치료 상식, 대부분 몰상식' 제하 기사 또한 '몰상식'

기사입력 [2006-09-14 14:46]

'척추 관절병 치료 상식, 대부분 몰상식' 제하 기사 또한 '몰상식'

14일 새벽 모 통신사는 '척추 관절병 치료 상식, 대부분 몰상식'이라는 제하 기사를 통해 현재 일반인들 사이에 퍼져있는 '추간판 탈출증(일명 허리 디스크)' 및 요통 관련 치료 방법의 잘못된 상식을 지적하고 정확한 행동 지침을 알리는 보도를 했다.

이 기사는 인터넷 포털등에서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사 자제가 '몰상식'을 범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의학 관련 기사의 정확치 못한 보도는 일반인들의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달리기?

통신사는 기사 본문 중 '몹시 심각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달리기다'라고 보도 했다.

이것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달리기는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 수준에 상관 없이 가장 큰 적이다.

이 기사를 접한 김승택(31)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심각한 관절염은 물론이고 경미한 퇴행성 관절염이라도 달리기는 금물이다.

관절염 첫 번째 단계에서는 체중 조절과 관절에 제중부하가 가지 않는 운동을 통해 관련 부위의 근력을 향상시켜주고, 이후 두번째 단계에서 만약 가장 좋은 운동을 꼽으라면 자전거 운동이 해당 된다"고 말했다.

자전거 운동과 달리기 운동은 관절염 환자에게는 전혀 다른 성격의 운동이다.

자전거 운동은 체중 부하가 없는 운동인 반면, 달리기는 특히 무릎 관절 부위에 체중이 심하게 전달된다.

만약, 무릎 관절염 환자가 보도 됐던 기사대로 달리기를 한다면 병을 더욱 키우게 된다.

관절 주변의 근력을 향상 시키는 것을 치료에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달리기를 제외한 다양한 운동 방법이 강조되야 한다.

▶섹스는 두려워 하지 않아도 좋다?

통신사는 관절염 환자에게 잘못된 달리기를 권고하는 데 이어 '섹스는 두려워 하지 않아도 좋다. 성교 때 허리운동이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거나 악화하지는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이 또한 위험한 말이다.

물론 기사의 표현대로 허리 추간판 탈출증과 성적인 능력(발기, 사정, 오르가즘)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가 디스크로 알고 있는 추간판 탈출증은 요추 5번과 천추 1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성행위시 이루어지는 허리의 굴곡과 신전은 대부분 요추 5번과 천추 1번이 움직임을 담당한다.

당연히 추간판 탈중으로 인한 요통 환자에게 섹스는 조심스럽게 행해야 할 문제이다.

김 전문의는 "성행위가 개인적인 사안인 만큼 체위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요통 환자에게 있어서 섹스는 주의를 요 한다는 점"이라면서 "단정적으로 섹스와 요통이 무관하다는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디"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퇴행성 관절염에 효험이 크다?

통신사는 행동 지침외에 친절하게(?)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을 퇴행성 관절염에 효헙이 좋다고 소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스테로이드를 관절 안에 직접 주사하면 단시간내 효과를 볼 수 있다'까지 말했다.

그렇다면 스테로이드제가 과연 현재 의학계에서 퇴행성 관절염에 자주 사용하는 약물 일까?

물론 기사는 전문의의 말을 빌어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과 치료 한계를 전했다.

그런데 문제는 관절염에 좋다고 기사에서 밝힌 스테로이드는 제한된 경우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물이라는 것.

스테로이드는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쿠싱 신드롬(Cushing syndrome)'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

대신 '하이알루닉 액시드(hyalunic acid)'라는 연골 성분의 주사제를 주로 사용한다.

김 전문의는 "2006년에 스테로이드를 관절염에 효헙이 좋다고 소개하는 것은 과거의 의학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날로 발전하는 의학 발전을 따라가기 힘든 일반인에게 건강 의학 상식을 알리는 것은 보약과도 같다.

하지만, 잘못된 의학 지식을 알리는 것은 확인할 길이 마땅치 않은 일반인에게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올바른 의학 지식이라는 것은 개인차와 변이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들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조십스럽게 접근하여 정확히 보도 되야한다.

김 전문의는 "의학이나 건강 관련 보도를 보면 사실과 맞지 않을 뿐더러 논란이 있는 경우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일반인들에게 치명적일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모/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