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킴벌리의 댄스살롱에서는 웰빙댄스 배우기를 통해서 코리안 지르박과 코리안 블루스 그리고 왈츠의 몇몇 피겨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춤들을 계속해서 배워가다보면 종목은 서로 다르지만, 동작이 같거나 닮은 피겨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됩니다. 가령, 블루스의 ‘로터리 지그재그(Rotary Zigzag)’가 지르박에서도 똑 같은 이름으로 등장하는가하면, 왈츠의 가장 대표적인 베이식 피겨인 ‘내추럴 턴(Natural Turn)’은 블루스에서는 상급과정의 피겨로 분류되어 ‘스핀(Spin)’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어느 음악에 맞추어도 잘 어우러지는 피겨들을 흔히 ‘오픈 피겨(Open Figure)’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음악에 따라 얼마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두 사람이 홀드한 상태로 출 수 있는 동작들은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면 서로 겹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일례로 콘트라 체크(Contra Check)라는 피겨는 스탠더드 5종목에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슬로우 왈츠의 두 배 속도인 비에니스 왈츠(Viennese Waltz)에서도 사용하니까 얼마나 오픈된 피겨인지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몇 번 겪다보면 문득 이 피겨는 어떤 종목에서 맨 처음 추어졌을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더 넓게는 다양한 댄스종목들의 역사와 유래를, 더 깊게는 춤의 기원에 대한 검색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생활과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사냥과 추수, 결혼과 출생 등의 의식을 치를 때에 춤과 노래가 있었으며, 지역과 민족에 따라 그 형태와 움직임은 조금씩 달랐겠지만 춤은 인간의 신체를 통해 감정과 정서를 표현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아름다움과 격식을 갖추게 된 남녀 커플댄스
표정이나 손짓처럼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언어를 대변하는 인간의 몸짓을 음악에 맞추면 우리는 그것을 ‘춤’이라고 합니다. 이 춤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차츰 미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미적인 요소를 갖추게 된 오늘날의 수많은 춤 중에서 특별하게도 남녀가 커플을 이루어 추는 소셜댄스에는 그 어떤 춤보다도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품격을 갖춘 댄서들을 통해서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영원히 전해질 것입니다.
위의 첫 번째 영상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에서 랜들러(Laendler)를 추는 장면이며, 두 번째 영상은 영화 ‘레인맨(Rain Man)에서 자폐를 앓고 있는 형에게 댄스를 가르쳐주는 장면입니다. (김현덕 전문기자/khd65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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