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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가이 정소영과 800g짜리 티컵요키의 사랑

기사입력 [2006-05-04 19:28]

터프가이 정소영과 800g짜리 티컵요키의 사랑

SBS 드라마 ‘덕이’의 덕이 오빠, ‘야인시대’의 뭉치, ‘태양 속으로’의 송기철 역 등으로 출연, 우리에게 인상 깊은 ‘악역’으로 익숙한 탤런트 정소영,
짙은 눈썹과 강한 눈매, 각종 운동으로 단련된 다부진 체격까지 강렬한 이미지의 이 ‘터프가이’에겐 너무나 앙증맞은 ‘애인’이 있다. 바로 몸무게 800g짜리 초소형 요크셔테리어 ‘또또(암컷, 7살)’다.
만지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키운 지 어언 5년이나 흘렀다.
지난 2001년 초. 정소영은 친구가 집에서 2년 넘게 키우던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를 다른 곳에 보내려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며칠을 졸라 한 마리를 데려 온다. 그게 또또다.
“또또가 다른 집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조그만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더군요. 정든 집과 가족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할지도 걱정도 됐죠”
정소영이 남들이 포기한 ‘전직 애견’을 데려다 키운 것은 또또가 처음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엔 남동생과 함께 비에 흠뻑 젖은 채 떨고 있던 믹스견을 데려다 피부병까지 치료해 오랫동안 사랑으로 키웠다. 또또 직전에도 한 지인이 극성맞은 성격 때문에 포기한 코커 스패니얼을 데려다 극진히 키웠다. 이러다 보니 ‘유기견 전문 보육사’로 나서는 게 어떠냐는 농담도 많이 듣는다.

“애견은 아주 어린 강아지 때부터 주인만 믿고 그만을 의지하고 삽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모든 것을 잃는다면 어떨까요? 그게 마음 아팠을 뿐이에요. 집에서 내몰리는 개들은 피부병처럼 손은 많이 가는 병에 걸렸거나 성격이 유별나 주인이 피곤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런 개들도 평소보다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거짓말처럼 달라지죠. 말을 못해 자기 입장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것뿐인데 사랑을 잃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정소영은 요즘처럼 또또가 안쓰러운 때가 없다.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또또는 늘 제 팔베개를 하고 자왔답니다. 그게 편한지 팔베개를 해주기 전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죠. 그런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팔베개 없이도 쉽게 잠들어버린답니다. 7살이면 사람 나이로 60살이나 된 셈인데다 몸집까지 보통 요크셔테리어(3.2Kg 이하) 보다 훨씬 적은 만큼 그만큼 노화도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돼 마음 한 구석이 자꾸 시려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또또가 잠들기 전에 팔베개를 해준 채로 책을 본다.
또또를 볼 때마다 남는 아쉬움이 있다. 사랑하는 또또에게 ‘2세’가 없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동물병원에 가니 몸이 너무 작아 새끼를 낳게 되면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꼭 닮은 강아지를 갖고 싶었는데 결국 포기해야 했어요..”
정소영은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소속사를 옮기면서 컴백을 준비 중이다. 그간 충분한 운동과 연기 연마를 했다. 몸무게도 2개월간 각고의 노력 끝에 무려 12Kg이나 빼 샤프하면서 지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요즘 각광받는 ‘이유 있는 악역’으로도 손색없어 보인다.
“요즘 여러 작품을 검토 중이라 머지않아 팬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바빠지면 함께 있기 힘들 테니 그때까지만큼은 또또와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낼 생각입니다. 또또 2세들에게 주려던 사랑을 또또에게 모두 원 없이 주면서 말이죠.” (김현/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