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Home >  연예  >  전체보기
'파일럿의 아내' 가수 리아, "하늘을 사랑하셨던 선배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셨으면..."

기사입력 [2006-05-06 20:32]

'파일럿의 아내' 가수 리아,

“훌륭하고 좋은 선배 파일럿이었다고 하던데 미처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떠나셔서 너무 슬픕니다.”

촉망 받는 파일럿 김도현 공군 소령의 숭고한 희생에 하늘도 슬퍼하는 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6일 기자와 통화한 가수 리아(사진)는 충격과 슬픔에 젖어있었다.
“비행기 사고 소식이 있는 날엔 온 집안이 정적에 빠져 듭니다. 남편은 제가 불안해 할까 봐 말을 아끼고, 전 남편의 마음을 알기에 아무 말 할 수 없게 되고…”

리아는 지난 2003년 11월, 1년 8개월에 걸친 열애 끝에 최을렬 공군대위(공사 46기)와 결혼한 ‘파일럿의 아내’다.
“연애할 때도 그랬고, 결혼 이후에도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늘 위험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보니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죠. 물론 그이를 믿지만 모든 게 사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순간순간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네요.”

남편 최대위는 5일 밤 서울에 올라왔다가 이날 강원도 원주 빈소로 조문을 갔다. 리아는 고(故) 김도현 소령을 직접 만나 본적은 없지만 남편의 선배이고, 고인의 마지막 길이니만큼 함께 가고 싶었다. 결혼 후 남편의 근무지인 경남 사천에서 ‘보라매 가족’으로 살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던 그녀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쉬던 지난 2년 여 동안에도 공군 행사엔 가능한 한 참석해 노래로써 ‘가족애’를 나눴다.
“공군의 울타리에 들어오고 나니 모두가 형제, 자매 같은 분위기더군요. 저도 그 동안 남편의 선후배 분들한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왔고요. 그래서 저도 꼭 가고 싶었지만 사정스케줄 조정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남편 편에 마음만 전했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네요.”

최근 ‘엄마’를 타이틀곡으로 하는 디지털 음반을 발표한 리아는 음반 작업을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남편과 떨어져 서울 은평구 친정 집에서 살고 있다. 그만큼 남편이 그립고, 걱정스러웠던 그녀에게 이번 일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고 소식에 놀란 주위 분들 중엔 ‘남편이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묻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러면 전 아주 단순하게 말하죠. ‘남편은 하늘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하늘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전 그런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이 하늘을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뿐’이라고요.”

‘파일럿의 아내’로서 리아의 바램은 뭘까.
“남편과 남편의 선후배들이 항상 안전한 것, 그게 가장 큰 바램이죠. 한 가지 더 있다면 국민들도 혹시라도 하늘을 올려다 보실 일이 있다면 오늘도 저 구름 위에서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땅에서 편히 살고 있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주시는 것입니다.” (김정환/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