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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단순한 재미가 아닌, 비판과 풍자 담았다.

기사입력 [2019-01-16 10:09]

‘SKY 캐슬’, 단순한 재미가 아닌, 비판과 풍자 담았다.

‘SKY 캐슬’이 웃음과 풍자를 모두 잡으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는 김혜나(김보라)의 죽음으로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쳤다. 항상 교양과 격식을 강조하던 캐슬 주민들이 자신의 자녀가 의심받는 상황에 닥치자 밑바닥에 깔려있던 본성을 드러낸 것. 특히 지난 15회에 담긴 캐슬 주민들의 육탄전과 같이 극중 곳곳에 배치된 블랙코미디적 요소들은 보고 있으면 웃음이 터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이기심을 풍자하고 있다. ‘SKY 캐슬’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블랙코미디 요소를 통해 묵직하게 던지고 있는 것.

혜나의 죽음이 타살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건 당일 혜나와 다퉜던 강예서(김혜윤), 황우주(찬희), 차세리(박유나)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자신의 아이가 의심을 받게 되자 한시라도 빨리 결론을 도출하고자 한 자리에 모인 캐슬 주민들. 하지만 “혜나를 맨 처음 발견한 게 우주죠”라는 강준상(정준호)과 “최초 목격자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것 아시죠”라는 차민혁(김병철)의 도발은 주민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예의를 지키던 황치영(최원영)이 참다못해 언성을 높였고, 자신의 아이를 감싸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는 상황이 펼쳐진 것.

남편들의 싸움은 곧장 아내들의 싸움으로 번졌다. “예서가 어떤 앤지 몰라서 그래? 우리 애들 중에 제일 문제덩어리잖아”라는 진진희(오나라)의 지적에 발끈한 한서진(염정아). 말다툼이 시작되자마자 비속어와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예서 인성 형편없는 건, 예서 엄마만 모르잖아요”라며 뒷말은 잘 하지 않던 노승혜(윤세아)까지 등판했다. 게다가 세리가 용의자로 거론되자 “우리 세리는 클럽 MD야. 기획, 마케팅, 고객유치까지 다 하는 프로페셔널! 얼마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앤데”라며 핏대를 세운 민혁을 기점으로 육탄전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난장판인 상황에서 준상의 눈치를 봐야 하는 우양우(조재윤)만이 아내를 말리기 바빴다.

결국 이 싸움은 “애가 죽었어요. 어제까지도 이 동네에 같이 살던 애가 죽었다고요. 부모도 없이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린 애 생각은 어쩜 이렇게들 안 하세요”라는 이수임(이태란)의 원성과 함께 끝이 났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며 지냈던 혜나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아이를 감싸고 서로를 탓하기에만 바쁜 캐슬 주민들을 비판하는 목소리였다. 격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통해 “어른이 어른답지도 못 한” 이기심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6회 방송에서 성적 상위권이었던 혜나가 죽고, 우주가 용의자로 체포되고, 예서까지 조퇴를 하자 민혁은 쌍둥이 아들에게 “지금이야말로 니들이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친구들의 고통을 기회라고 생각하며 “피라미드 어디에 있느냐. 밑바닥에 있으면 짓눌리는 거고, 정상에 있으면 누리는 거야”라는 민혁은 끔찍하기까지 했다. 결국 피라미드를 부숴버린 차기준(조병규)은 차서준(김동희)과 합세해 민혁을 집밖으로 내쫓았다.

한파 속에 외투도 없이 내쫓긴 민혁이 바람을 피하고자 차고를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문을 발로 찼다가 아파하며 아이들이 내준 코트를 급히 챙기는 코믹한 모습은 웃음을 저절로 유발했다. 이와 같은 블랙코미디 장면들은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거나 캐릭터를 희화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상식을 넘어선 캐릭터의 행동을 풍자하는 요소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혜나의 죽음을 애도하고 안타까워해야 할 상황 속에서 성공에 대한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캐슬 주민들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SKY 캐슬’,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 방송. (김혜숙 기자/news@isportskorea.com 사진_드라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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