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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장면>-파이란

기사입력 [2006-09-18 14:36]

<추억의 명장면>-파이란

요즘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만든 송해성 감독의 2001년 작품 '파이란'.

3류 건달 강재(최민식)를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와 순수한 영혼의 값어치를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다.

최민식이 '올드보이'에서 처절하리 만큼 리얼한 명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사실상 '모태'라 할 만하다.

인형잡기 오락에 빠져 넋나간 모습, 거들먹거리는 나이트클럽 삐끼에서의 최민식은 아무 희망도 없는 '인간 쓰레기' 이상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위장결혼한 파이란(장백지) 앞에서의 어설픔은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불쌍한 남자임을 보여준다.

배 한 척에 살인누명을 쓰기로 기꺼이 결정한 강재앞에 날아든 한통의 편지.

파이란이 죽어가면서 위장남편 강재에게 남긴 편지는 모든 갈등을 벗어던지고 본래의 자아를 찾는 카타르시스였다.

친구이자 보스 용식(손병호)의 제안을 거절한 강재의 대가는 죽음 뿐이었다.

죽기직전 비디오안에는 바닷가를 거니는 파이란의 모습이 비쳐진다.

목에 밧줄이 감긴 채 질질 끌려가는 강재의 눈에는 자신의 등에 업혀 마냥 행복한 표정을 짓는 파이란이 보인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삼류건달 강재, 삼류 중국처녀 파이란을 비롯해 등장인물 모두 삼류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최고의 가치다. 그래서 영화는 슬프다.

대종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청룡영화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김대호/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