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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장면>-졸업

기사입력 [2006-11-01 15:51]

<추억의 명장면>-졸업

<졸업>에서 '졸업'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영화를 처음 볼때 한참동안 생각했던 부분이다.

'방황'으로부터의 졸업, '자아의 상실'로부터의 졸업. '육체적 타락'으로부터의 졸업이 아닐까 싶다.

1967년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졸업>은 미국 젊은이들의 고뇌와 중산층 기성세대의 타락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키 168cm의 못 생긴 더스틴 호프먼, 결코 미인이 아닌 캐서린 로스 등 평범한 사람들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 자체로 이 영화는 차별화됐다.

현실적 욕구와 육체적 쾌락에만 몰두하는 로빈슨 부인 역을 맡은 앤 밴크로프트의 관능미가 가슴을 찌릿하게 한다.

여기에 사이먼과 가펑클의 '미세스 로빈슨', '스카보로의 추억',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등의 주옥같은 노래만으로도 <졸업>은 영원히 기억될 영화다.

어머니뻘 되는 유부녀와의 불륜 등이 개봉 당시 우리의 실정과 동떨어져 쉽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결국 진실된 사랑을 찾는다는 설정은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게 없다.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이 엘레인(캐서린 로스)의 결혼식장에 들이닥쳐 손목을 낚아 채 도망가는 마지막 장면이 유쾌, 통쾌하다.

이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은 더스틴 호프먼은 빼어난 미남이 아니라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간결한 대사와 세련된 촬영 등이 60년대 후반 작품 치곤 매우 현대적이랄만 하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김대호/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