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분의 차이를 넘어선 안타깝고 애절한 사랑, 불치병, 죽음. 에릭 시걸의 인기소설을 1970년 아서 힐러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러브스토리>는 진부한 내용이지만 이처럼 심금을 울리는 영화도 없다. 시한부 인생은 <러브스토리> 이후 멜로영화의 교과서가 됐으며, 눈밭에서 뒹구는 '눈싸움' 장면은 이후 여러영화에서 패러디한 고전이 되었다. 프란시스 레이의 주제곡과 눈싸움때 흘러나오는 'Snow Frolic'은 겨울철만 되면 아직도 우리주변에서 친숙하게 들려온다. 명문가 출신의 하바드 법대생 올리버(라이언 오닐)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가정의 딸인 제니(알리 맥그로우)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둘만의 행복한 시간도 잠시, 제니는 불치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 떠나는 제니의 두 손을 꼭 잡은 올리버가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야"라는 명대사가 관객들의 손수건을 적신다. <러브스토리>는 미국 개봉에서 1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는데 70년대 초반 월남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의 미국사회에 가슴저린 사랑얘기가 미국인들의 피난처가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두 주인공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는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팬들곁에서 사라져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꽃미남 스타로 한때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라이언 오닐은 B급 코믹영화 몇 편에 출연하다 지금은 백혈병 투병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아카데미 7개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나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상 1개부문에서만 타이틀을 땄다. (김대호/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