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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장면>-택시드라이버

기사입력 [2006-11-16 11:31]

<추억의 명장면>-택시드라이버

어둡고 우울한 뉴욕 밤거리. 베트남전 참전용사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는 심야 택시 운전사다.

전쟁에서 돌아온 뒤 불면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선택한 직업이다. 그의 유일한 소일거리는 포르노 극장에 가는 것이다.

트래비스가 뉴욕의 밤거리를 운전하면서 보는 것은 창녀, 포주, 마약중독자, 호모 등이다.

뉴욕의 쓰레기를 청소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트래비스는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죽인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976년 작 <택시드라이버>는 상처입은 영혼의 어설픈 영웅심을 그리고 있다.

70년대 후반 미국엔 베트남전을 다룬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단순히 전쟁영웅을 다룬 것부터 전쟁의 참화, 피폐된 인간성 등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등장했다.

<택시드라이버>는 베트남전의 후유증을 사회와 단절된 사람들의 삶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 봤다.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중 불후의 명작으로 꼽힌다.

영화는 상당히 어둡고 음울하다. 단 한번도 뉴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지 않는다. 뉴욕이 '거대한 흉물 덩어리'로 비쳐진다.

그만큼 메시지는 강열하다. 미국사회의 이념적 혼돈, 정신적 방황을 싸늘한 냉소주의로 표현했다.

트래비스가 정신분열증 증세를 갖고 있지만 왜 뉴욕의 주류가 아닌 자신과 같은 소외된 인간들을 죽이는지 선뜻 이해가 안가는 면도 있다.

피묻은 손가락을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시늉을 하는 트래비스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분노의 주먹> <좋은 친구들> <컬러 오브 머니> 등 숱한 문제작을 만든 헐리우드에서 알아주는 지성이다.

14살의 나이에 트래비스에게 구원받는 창녀 아이리스 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의 깜찍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김대호/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