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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번째 시선', 저예산 영화의 스크린 밖 에피소드

기사입력 [2006-11-26 10:46]

영화 '세번째 시선', 저예산 영화의 스크린 밖 에피소드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세번째 시선’의 각 감독들이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세번째 시선’은 인권위원회의 ‘시선 시리즈’ 3탄 격으로 외국인 노동자, 소년소녀가장, 인종차별, 가정 내 성차별,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무겁지 않은 시선으로 경쾌하게 그려내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세번째 시선'은 저예산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스크린 밖 촬영장에서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제작진들의 애환이 묻어난 장면들도 작품속에 가득 담겨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정윤철 감독의 ‘잠수왕 무하마드’. ‘세번째 시선’의 여섯 에피소드 중에 유일하게 해외 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태국현지 촬영에 많은 스탭이 참여할 수 없었던 것. 그래서 정윤철 감독과 제작실장, 단 둘만이 태국으로 날아가 제작실장이 직접 영화 속 리포터로 출연하고, 정윤철 감독이 직접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닷속 장면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천의 한 폐가를 리모델링해 촬영을 진행한 ‘소녀가 사라졌다’ 역시 지방 원정 촬영에 소요 되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 대부분이 감독과 PD의 인맥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결코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 등 국내 최고의 스탭들이 영화의 취지에 동참해 영화에 큰 힘을 실어준 것. 또 이 에피소드에는 깜짝 놀랄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영화 속에 나오는 곰이 진짜가 아니었던 것. 실제 곰을 촬영하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곰의 탈을 쓰고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어떻게 곰을 촬영했을까 하는 관객들의 호기심에 웃음이 선사되는 순간이다.

‘험난한 인생’에서는 부잣집 사립초등생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어린이들은 모두 친구인 듯 보이나, 교복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험난한 인생’의 제작진은 ‘럭셔리 사립초등학교 학생들’이라는 컨셉에 맞추어 교복을 제작하려 했으나 의상제작비가 만만치 않아 주변에서 교복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런데 문제는 같은 학교 교복을 단체로 빌리기가 힘들어 이곳저곳 아는 사람들을 통해 한 벌씩 밖에 빌릴 수 없었다고 한다. 덕분에 ‘험난한 인생’ 속 주인공들은 ‘학교는 다르지만, 영어회화 학원을 같이 다니는 동네친구’라는 컨셉으로 각기 다른 교복을 입고 촬영할 수 밖에 없었다.

청소년 성소수자 이야기를 다룬 ‘BomBomBomb’ 역시 비전문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BomBomBomb’의 주인공 ‘마선’과 ‘마택’역의 두 소년은 음악을 공부하는 청소년(중3)이다. 김곡, 김선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주가 살아있으면…’하는 생각에 드럼과 베이스를 실제 연주할 줄 아는 학생들을 찾아 서울의 모든 중고등학교와 실용음악학원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나오는 학생들까지 모두 비전문배우이자 두 주인공의 친구들이라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실제 ‘BomBomBomb’에 나오는 음악 역시 주인공인 두 학생과 음악감독이 직접 만든 곡들이라며 김곡, 김선 감독은 두 주인공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박성모/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