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배우들 중 가장 뛰어난 미모를 지닌 이는 누구일까요?
다분히 우문(愚問)입니다만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는 60~70년대에는 정윤희, 그 후에는 김희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답(賢答)이 아닐 수 있겠지만 아마도 필자의 견해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현존하는 여배우들 중 김희선의 미모는 압도적입니다. ‘성형도 화장’이라면서 얼굴에 칼을 대거나 보톡스 주사 맞는 게 대세라는 요즘의 세태에 비춰봐도 김희선의 미모는 단연 독보적입니다.
몇 해 전 성형외과 의사들이 가장 완벽한 미인으로 김희선을 선정하면서 “얼굴형과 눈과 코, 입의 조화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미모”라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신이 내린 미모라는 거지요.
더군다나 어느덧 마흔 고개를 넘어서, 열 살짜리 딸을 둔 엄마라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그녀의 미모는 부러움을 넘어 이 나라 모든 여인들의 ‘질투 대상’이 되고도 남습니다. 실제로 많은 동료 배우들도 그녀의 미모에 대한 부러움을 솔직하게 털어놓곤 합니다.
특히 ‘한 미모’한다는 소릴 듣는 여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김희선의 독보적 미모를 부러워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스롯데 출신의 여배우 이미연은 “희선이가 이쁘긴 정말 이뻐요. 그런 외모 조건으로 태어나긴 힘들죠”라고 했으며, 하지원은 어느 방송사와의 인터뷰 당시 리포터로부터 “참 예쁘다”는 인사를 받자 “제가 아무리 예뻐도 김희선씨처럼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요”라고 ‘셀프디스‘했을 정도입니다.
“하나님은 어쩌면 저런 외모를 주셨을까. 같은 여자가 봐도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다니까요”라는 故 최진실의 그녀에 대한 부러움은 지금도 연예가에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남자 배우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습니다. 외모로는 ‘끝판왕’이라는 장동건 역시 영화 ‘패자부활전’(1997년, 이광훈 감독)을 그녀와 함께 찍으면서 “자꾸 희선이 얼굴만 보게 되는 내가 싫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병헌도 어느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상대 여배우 중 누가 가장 예뻤느냐는 질문에 “그야 김희선이 제일 예뻤죠”라고 숨도 안쉬고 대답했을 정도였습니다.
1993년, 데뷔하던 무렵의 김희선 인터뷰(스포츠코리아DB)
김희선은 이른바 데뷔 시절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모로 빛이 났습니다. 여고 시절, ‘고운 얼굴 선발대회’에서의 대상 수상을 계기로 광고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지요. 광고 모델로 대중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1993년, 한 해 동안 그녀는 롯데제과와 서울우유 등 무려 7개의 CF에 등장했습니다. 신인이라기 보다는 거의 정상급 스타 같은 CF모델 활동이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그녀는 SBS TV의 청소년드라마 ‘공룡선생’(1993년)에 출연, 배우로 첫 발을 뗐습니다. 이 당시 ‘공룡선생’에는 이정재 이민우 이제니 김소연 등 하이틴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었는데, 첫 데뷔한 신인 김희선이 단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이 인기세를 업고 그녀는 SBS TV의 ‘인기가요’의 MC까지 꿰찼습니다. 그때 그녀의 나이가 열일곱 살, 당시 방송국 쇼프로그램들의 MC 중 최연소 MC였습니다.
1999년 앙드레 김 패션쇼에 모델로 무대에 선 김희선.
이후 김희선은 여의도 방송가에서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습니다. 지금이야 방송사들이 공중파, 케이블, 종편 등 다양하지만 그때만 해도 방송사는 여의도에 위치한 KBS, MBC, SBS 등 3사뿐이었으니까요. 김희선은 이 방송사, 저 방송사로 여의도 일대를 헤집고 돌아다녔습니다.
‘김희선의 여의도 시대‘로 일컬어지던 1990년대 중후반, 그녀는 깜찍 발랄한 신세대 이미지와 특유의 매력으로 ’김희선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그녀가 출연하는 TV드라마들은 대부분 시청율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드라마에서 입고 나온 옷이나 착용한 액세서리 등은 금세 유행으로 번졌습니다. 청소년들이 즐겨찾는 서점이나 팬시점에는 ’김희선 헤어밴드‘나 ’김희선 팔찌’라는 광고문구를 부착한 상품들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갔습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방송 3사의 드라마들을 돌아가면서 골고루 출연했다는 점과, 그리고 그 드라마들이 저마다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면서 각 방송사의 대표 드라마로 떠올랐다는 점입니다. KBS TV의 ’머나먼 나라‘(1996년)가 47.2%, MBC TV의 ’해바라기‘(1998년)가 38.2%, SBS TV의 ’토마토‘(1999년)가 52.7%라는 경이적인 시청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동안 출연한 8편의 드라마가 모두 30% 넘는 시청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무렵 김희선의 해외진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김희선의 출연 드라마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그녀도 ‘한류스타’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죠.
2000년 청룡영화제에서 '최고 인기상'을 수상한 김희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영화와는 좋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방송 3사를 호령하면서 출연하는 드라마들마다 ‘대박’을 터뜨렸는데, 몇 차례 출연했던 영화에서는 그런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거죠.
첫 번째 영화였던 ‘패자부활전’도 사실은 비평가들로부터 제법 호평을 받은 작품인데, 흥행면에서 두드러진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졌습니다. 그나마 함께 출연한 장동건은 이 영화에서의 열연으로 청룡영화상의 신인상을 수상했는데, 그만 김희선에게는 아무런 스포트라이트도 비치질 않았습니다.
‘패자부활전’ 이후에도 ‘카라’(1999년, 송해성 감독), ‘자귀모’(1999년, 이광훈 감독), ‘비천무’(2000년, 김영준 감독) 등에 연거푸 출연하면서 스크린 스타로서의 명예를 얻고자 했습니다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게 그녀로서는 적잖은 상처가 됐습니다. 이전의 TV 드라마에서는 연기를 잘했다는 평가를 들으면 들었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와신상담. 천성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김희선은 상처를 끌어안고 끙끙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욱 근성을 발휘했지요. 바로 영화 ‘와니와 준하’(2001년, 김용균 감독)의 출연이 그것이었습니다. 순정만화를 영화로 옮겨놓은 듯한 이 작품에서 김희선은 애니메이션을 그리는 와니 역할을 맡아서, 뚝심의 연기 내공을 보여줬습니다. 트렌디 드라마에서 보였던 발랄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진지하게 캐릭터에 몰입한 그녀의 내면 연기는 ‘김희선의 재발견’을 알렸습니다. 영화 속 준하 역의 주진모와 첫 사랑이자 이복 동생인 조승우와의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랑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해내는 ‘연기스킬’은 그야말로 일품이었습니다.
단언하건대 ‘와니와 준하’는 배우 김희선의 대표작입니다. 그녀의 필모그라피 중에서 단연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청룡영화제에서 '최고 인기상'을 수상한 김희선.
그녀는 내숭을 모르는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에둘러 말하는 법도 없습니다. 언제나 직구를 날리지요. 간혹 TV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합니다. 또 예쁘게 보이려거나 우아한 여배우의 자태를 과시하려는 따위의 가식도 없지요.
게다가 그리 예쁜 배우가 술은 또 어찌나 그리 예쁘게(?) 잘 마시는지요. 그녀와 술자리를 길게(?) 가져본 사람이라면, 그 다음번의 술 약속에 대해 확답을 주저하게 됩니다. 그 정도로 그녀는 주당입니다. 술자리에서도 시원시원합니다. 원샷!의 권유를 따르지 못하면 ‘죽음의 벌주’를 각오해야 합니다.
감정표현에 솔직한 만큼이나 주변의 사람들을 챙기는 데도 앞장서는 ‘착한 배우’입니다. 자신을 끔찍이도 예뻐해주던 故 앙드레김의 추모 패션쇼(2010년) 무대에 올랐을 때, 그녀는 “작품을 할 때마다 늘 모니터를 해주시고, 그걸 당연하게 받을 줄만 알았지 평소에 선생님을 잘 챙겨드리지 못한 게 너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앙드레김 패션쇼의 하이라이트인 애틋한 러브스토리 컨셉의 무대를 이병헌과 함께 감동적으로 연출, 뜨거운 박수를 받았지요.
그리고 패션쇼 무대를 내려와 무대 뒤편 분장실로 간 그녀는 드레스 벗을 생각도 안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창세 영화기획 프로듀서/news@isportskorea.com)
2005년, 10년만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는 김희선.
2005년,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MBC TV드라마 `슬픈연가`의 콘서트에서 열창하는 김희선.
2005년 `김희선 사진집 출간회 및 전시회`에서 김희선이 자신이 제일 맘에 드는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희선.
SBS TV드라마 '스마일 어게인'(2006년)의 김희선 스틸 컷.
2008년, '더 베이직 하우스'의 캐주얼 브랜드 VOLL 겨울 화보의 김희선.
2010년 ‘故 앙드레김 추모 패션쇼’에 메인 모델로 멋진 워킹을 선보이고 있는 김희선.
2012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2 코스모 뷰티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이콘’을 수상한 김희선.
SBS TV드라마 `화신- 마음을 지배하는 자`(2013년)의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의 하트를 그려보이는 김희선.
2015년 스포츠코리아 김희선 인터뷰.
2017년 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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