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진은 움직임의 최고 정점의 순간을 포착하여 보다 역동적이고 현장감 있게 프레임에 담아 구체적이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역동적이고 주제가 뚜렷하고 간명한 스포츠사진은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승부의 감동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CANON, 초점거리 400mm, 조리개 F3.2, 셔터 1/1000초, IOS 1250, 장소 대구)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승에서 19세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가 막판 스퍼트로 2연패에 도전하는 라숀 메리트(미국)를 제치고 44초60으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결승점을 먼저 통과하려는 선수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역동적이고 주제가 뚜렷한 사진은 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승부의 감동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프레임이 단순할수록 힘이 강해진다.
1. 촬영의도.
크고 작은 경기에서 수많은 사진가들이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한 장비로 촬영을 하지만, 대상을 어떤 시각으로 촬영할 것인지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따라 사진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촬영자들은 자신의 촬영의도에 따라 촬영위치를 정하면,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도 촬영위치의 공간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촬영목표가 없으면 자기가 자리 잡은 장소에 갇혀서 좁아진 시야로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만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앵글특성.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의 생생한 표정과 리얼한 현장감을 잘 표현하기 위해 눈높이 표준앵글로 많이 촬영한다. 그러나 경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이앵글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그리고 선수의 움직임을 부각하여 동감을 강조할 때는 아래에서 위를 보면서 찍는 로우앵글을 많이 활용한다. 이런 로우앵글은 인물을 영웅적으로 부각시켜주고, 의도하는 포인트를 강조해주고, 움직이는 속도감과 동감을 높여서 실제동작보다 좀 더 역동적이고 긴박하게 만들어 준다. 가까울수록 광각일수록 효과가 크지만, 왜곡이 심하면 새로운 느낌보다는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3. 프레임 구성.
스포츠사진은 특정 선수나 장면이 중심이 될 때가 많아 꽉 차고 클로즈업된 압축적인 프레임으로 많이 촬영한다. 중심선수를 클로즈업하여 불필요한 주변과 거슬리는 배경을 날려 단순하게 처리하면 사진의 힘이 강해지고 주제가 뚜렷이 부각되어 전달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분할 구도로 진행하는 방향이나 바라보는 쪽으로 숨 쉴 공간을 두면 보기가 편안하고 시선도 집중시켜준다. 또한 세로프레임이 보다 동적이고 효과적일 때가 많으므로 가로세로로 번갈아 찍는 습관이 필요하다. 유의할 점은 스포츠사진은 인체와 관련된 사진이므로 관절 자르기는 피하고, 펜스나 담장 같은 선이 선수들의 목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특히 권투선수의 주먹을 자르면 어색하듯이, 경기종목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인체의 일부분이나 공이나 용구를 생략하면 어색해지는 것이 많으므로 프레임구성에 주의해야 한다.
4. 표현방법.
같은 피사체라도 촬영자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표현방법에 따라 느낌이나 분위기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스포츠사진은 인간생명의 원초적인 미와 활동적인 생명력, 리얼한 표정, 육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 스포츠에서 무엇을 찍어야 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는 아주 중요하다. 스포츠사진은 세 가지 방법으로 많이 표현한다. 첫째, 스피드, 액션, 동감, 힘참, 기술 등의 외적인 최고 순간을 포착하는 방법이다. 둘째, 선수들의 건강미를 포함한 남녀 성징의 아름다운 매력과 기력과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심리상태, 선수들의 승패에 따른 희로애락의 표정과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 즉 선수들의 정신력과 리얼한 내면감정의 순간을 포착하는 방법이다. 셋째, 해당 스포츠와 관련된 상징성을 찾아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경기 내외적으로 순간순간 피처로 나타나는 재미나고 감동적인 상황을 스토리로 엮어 포착하는 방법이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800mm, 조리개 F5.6, 셔터 1/800초, IOS 2000, 장소 대구)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세단뛰기 결승에서 올가 리파코바(카자흐스탄)가 리얼한 착지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등이 닫는 착지자세에 안타까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사진은 역동적인 동감과 리얼한 표정 및 경기 내외적으로 재미있는 모습표현을 중심으로 한다.
5. 창의력.
역동적인 스포츠사진을 촬영하려면 결정적인 셔터찬스를 민첩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도 창의력이 빠지면 진부한 사진만 만들뿐이다. 사진은 눈으로 찍는 것이 아니고 가슴과 머리로 찍는다. 창의력 부족으로 매너리즘에 빠져들어 기존사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진가들이 많다. 창의성이 풍부한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찍을 것인가’ 즉, 피사체를 예리하게 관찰하여 독창적인 감각으로 피사체의 속성을 인지해 내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그 대상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하는 창의적인 표현력을 터득해야 한다. 이러한 창의력은 자신의 관점을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대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부단히 생각하고, 안과 밖으로 대상을 관찰하려는 발상전환과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만 이루어진다. 사람은 오랫동안 경험하고 의식해 온 사물들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각하는 사진가는 그 습관의 틀을 깨는데 가치를 둔다.
6. 클로즈업된 표정.
스포츠사진에서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선수들의 리얼한 표정이다. 지구상에서 사람만큼 표정이 풍부한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보통 선수들은 승리의 순간이나, 기록을 경신할 때나 경기를 주도하는 파이팅 넘치는 순간에는 표정과 액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선수들의 순간표정만 잘 포착해도 훌륭한 사진이 된다. 표정을 잡을 때는 클로즈업 기법을 많이 활용하는데, 클로즈업은 평소 육안으로 느낄 수 없는 피사체의 깊이 있는 새로운 내면을 잘 보여준다. 표정은 프레임이 단순할수록 클로즈업할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된다.
7. 동감을 강조하는 기법.
스포츠촬영에 셔터스피드와 앵글, 프레임을 조작하여 동감을 강조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기법이 패닝과 줌인이다. 패닝은 피사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카메라를 피사체와 같은 속도로 수평이동하면서 촬영하여 움직이는 피사체는 선명하게 보이고 고정된 배경은 흐르게 하여 동감을 강조한다. 줌인은 줌렌즈의 초점거리를 변화시켜 피사체의 동감을 밖으로 확산되게 해서 강조한다. 패닝은 피사체가 옆으로 움직일 때, 줌인은 정면으로 달려올 때 효과가 크다. 이외에도 피사체와 가까울수록, 클로즈업할수록 동감이 강해지고, 동작의 최고 정점 직전을 고속셔터로 순간 정지시켜 동감을 강조할 수 있고, 세로나 역삼각형 프레임도 동감을 강조한다. 저속셔터로 움직이는 피사체만 흐르게 하여 동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80mm, 조리개 F18, 셔터 1/80초, IOS 200, 촬영장소 대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500m에 참가한 선수들이 트랙을 힘차게 역주하고 있다. 패닝기법으로 배경을 좌측으로 흐르게 하여 진행감과 속도감을 높여주면서 시선을 선수들에게 집중시키고 있다. 80mm 렌즈에 셔터스피드는 80/1초로 하고 있다.
8. 많이 보고, 많이 찍자.
사진을 배우는 가장 지름길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직접 현장에서 많이 찍어보는 것일 것이다. 좋은 사진들을 보면서 어떤 렌즈로 어떤 위치에서 무었을 표현하려한 것인가를 살펴보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이 찍어보는 것 이상으로 사진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없다. 동작은 앞뒤나 옆, 위와 아래로 움직이는 패턴 속에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가 전부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반복 촬영하다보면 동작의 패턴과 움직이는 속도감을 느끼고, 대상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지를 배우고, 현장을 담는 능력과 프레임을 구성하는 안목이 생긴다. 특히 동작의 패턴과 움직임의 리듬과 속도에 대한 감각을 몸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반복적으로 많이 촬영해 움직임에 대한 감각을 몸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9. 사진캡션.
스포츠사진은 사진장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때가 많으므로, 촬영 후에 꼭 사진 상황을 메모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와 같은 기록중심의 경기는 설명이 없으면 어떤 상황인지 모를 때가 많으므로 사진을 뒷받침 해주는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필요한 설명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바쁠 때는 전광판에 나오는 상황이라도 촬영해 놓는 것이 좋다. 설명은 사진에 보이지 않는 현장상황을 간결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5W1H 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에 따라 기록하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먼저 쓰도 좋지만, 알기 쉽게 명료하게 쓰는 것이 좋다.
(기종 NIKON, 초점거리 400mm, 조리개 F3.2, 셔터 1/640초, IOS 1600 장소 목동)
프로야구 준 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대 두산 경기, 9회말 2사 2, 3루에서 넥센 이택근이 두산 정재훈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마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설명은 5W1H를 기준으로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다. 촬영종목에 대한 지식과 경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설명을 쓰기가 힘들어지므로 기술과 룰 정도는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의 캡션은 사진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여 설명하므로 현제진행형으로 많이 쓴다.
10. 스포츠사진과 초상권.
스포츠사진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가 초상권이다. 예전에는 초상권을 단순히 사람의 초상을 대상으로 한 인격권이나 프라이버시권으로 인정되어 왔지만, 지금은 재산권의 일종인 퍼블리시티권으로 많이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적인물이나 경기나 공연에 참가한 인물이거나 공공장소의 한 장면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경우 등은 초상권이 제한되지만,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때는 퍼블리시티권에 저촉되는 경우가 많다. 퍼블리시티권은 사람의 이름과 초상이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고 고객 흡인력을 가진 경우, 그 고객 흡인력을 배타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말한다. 즉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같은 공인은 자신의 얼굴이 널리 알려지는 것을 어느 정도 허용해야하기 때문에 심각한 인격훼손이 없는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를 인정받기는 힘들지만,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의 일종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보도나 창작목적의 정당한 표현행위가 아닌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에 저촉된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단순소개나 정보전달 목적이나, 장소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일 때는 퍼블리시티권을 주장하기 어려울 경우도 있다. 일예로 강남성형외과 병원에서 연예인사진을 모아서 소개하는 불로거가 제소된 적이 있지만, 단순소개나 독자에게 정보제공 용도에 한하고, 광고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판결도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퍼블리시티권에 저촉된다. 1,초상을 그 자체적인 독립감상의 대상이 아닌 상품에 사용한 경우, 2,상품차별화 목적으로 초상을 상품에 부착한 경우, 3,초상을 상품의 광고에 사용하거나 초상이 보유한 고객흡인력만 목적으로 하는 경우다.
스포츠사진 촬영 포인트
1. 보통 스포츠촬영에서 촬영자의 특별한 촬영의도가 없으면, 경기흐름을 쫒아 해당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와 수훈선수 및 스타중심으로 많이 촬영한다. 그리고 기록 종목은 신기록을 수립하는 장면이나 기록을 측정하는 골인지점에, 구기 종목은 공의 향방에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공을 중심으로 촬영을 많이 한다.
2. 망원렌즈는 왜곡이 적고 빛을 확산시켜 인물표정을 부드럽게 해주면서 힘을 느끼게 해주고,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도 망원렌즈가 공간을 당겨 거리를 없애줌으로써 피사체를 바로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 같은 효과를 주고, 피사체들 사이의 거리를 압축시켜 가득 찬 화면효과도 만들어 준다. 망원일수록, 클로즈업할수록 심도가 얕아지므로 초점에 유의해야한다.
3. 스포츠는 고속모터로 연속촬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촬영 컷 수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컷이 많기 때문에 촬영을 마친 후에는 사진정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또 필요할 때 쉽게 찾아서 볼 수 있게 파일을 체계적으로 나누어서 정리하고 중요한 사진은 설명을 꼭 붙여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후 보정은 가능한 한 최소한도로 하는 것이 원본 보존에 유리하다.
4. 스포츠에서 촬영에티켓을 지키지 않으면 경기진행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위험한 촬영은 촬영자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위험한 경우가 많다. 플래시 사용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순간적으로 눈이 안 보이게 만든다. 사격 양궁 등 정신요소가 강한 스포츠에서는 소리가 많이 나는 모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경기관전을 중시하는 경기에서는 시합 중 자리를 이동하거나 큰소리는 삼가야 한다.
한국체육대 미디어특강 교수 김창율(yul297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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