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날씨가 청명하고 높고 파란 하늘과 더불어 봄꽃보다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단풍이 돋보이는 계절이다. 물감으로 환상적인 색감을 입힌 듯 울긋불긋한 화려한 단풍은 가을을 대표하는 상징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가을여행과 산행을 즐기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단풍촬영 명소가 많아서 참으로 행복한 나라다.
단풍촬영은 같은 단풍을 찍더라도 빛의 방향과 시간대, 앵글과 노출,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 배경과 주변 분위기, 광각렌즈와 망원렌즈 사용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설레는 맘으로 카메라를 들고 울긋불긋한 단풍 사이로 가을 풍광을 즐기면서 느끼는 행복한 감흥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작업도 즐거울 것이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70mm, 조리개 F3.2, 셔터 1/1600초, IOS 400, 장소 경북)
개울가 시냇물위에 물결 따라 흘러가는 단풍잎이 철 늦은 가을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빛을 활용한다.
모든 사진에서와 마찬가지로 단풍사진에서도 빛의 활용은 아주 중요하다.
단풍의 색감과 질감을 제대로 살리려면 단풍의 특성과 함께 빛의 특성도 이해해야 한다. 보통 빛은 색온도와 세기(강도)를 말하는 빛의 성질과 순광, 사광, 역광으로 말하는 빛의 방향으로 분류한다.
단풍잎은 잎의 두께에 따라 빛을 투과하기도 하고 빛을 반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떤 빛을 사용할까에 앞서서 단풍의 특성을 살펴보는 작업이 우선이다.
은행잎같이 잎이 두터운 경우에는 빛의 질이 좋을 때,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순광으로 촬영하면 은행잎 특유의 노란 색감을 잘 표현해 낼 수 있다.
잎이 얇은 단풍은 단풍잎을 투과하는 빛을 활용하여 역사광과 역광으로 촬영하면 단풍의 입체감을 살리면서 투명하게 빛나는 단풍잎 본연의 색상을 더욱 화려하게 표현해 낼 수 있다.
또한 가을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단풍의 붉고 노란 색감을 표현하기에는 순 광이 용이하다.
역광에서는 빛을 바라보고 찍어야하기 때문에 하늘의 푸른 색감은 표현할 수 없지만, 빛의 투과에 따라 투명하게 빛나는 단풍잎의 느낌은 잘 표현할 수 있다.
사광은 각도에 따라 미묘한 색상과 단풍의 입체감을 살리는데도 유리하고, 새파란 하늘과 붉은 단풍의 극적인 대비 효과도 잘 표현해 주는 빛이다.
보통 단풍촬영은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3시 이후에 많이 하는데, 이 시간대에는 빛이 부드러워 단풍 색상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므로 많은 촬영자들이 즐겨 이용하는 시간대다.
(기종 NIKON, 초점거리 32mm, 조리개 F9.0, 셔터 1/250초, IOS 250, 장소 내장산)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명소중의 하나로 알려진 내장산의 울긋불긋한 단풍이 역사광의 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고 있다.
색상과 빛의 방향에 따른 노출보정.
단풍의 색상(노랑, 빨강, 갈색, 초록 등)과 빛의 방향(순광, 사광, 역광 등)에 따라 적정노출과 최적의 노출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단풍을 조금 밝게 촬영하거나 어둡게 촬영해 주제가 되는 단풍을 돋보이게 만드는 노출보정 작업이 필요하다.
단풍은 색상에 따라 빛의 반사량이 다르기 때문에 적정노출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더욱이 단풍 색감과 단풍 질감도 노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노출보정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차이점을 이해하여, 주요 포인트의 단풍색상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최적의 노출로 보정(보통 +- 0.5)하여 촬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파인더에 들어오는 여러 단풍 중 어떤 색상의 단풍을 살리는 것이 가장 좋은지? 어떤 빛으로 어떤 노출로 촬영해야 주제가 되는 단풍색상이 가장 잘 살아나는지? 어떤 배경색이 주제가 되는 단풍색깔을 가장 잘 살려 주는지? 등을 고려하여 자신이 촬영하고자 하는 주제가 되는 단풍색상에 노출을 맞추어서 촬영한다. 촬영 후 곧바로 사진을 확인해 최적의 노출로 촬영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34mm, 조리개 F6.3, 셔터 1/30초, IOS 200, 장소 북한산)
빨강과 노랑 단풍이 대비를 이루며 서로의 색깔을 더욱 강조하는 가운데, 주변의 빨강단풍을 배경색으로 둔, 가운데 노란 단풍색의 색감이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색상과 명암 대비를 활용하자.
색상과 명암 대비를 활용하여 주제가 되는 단풍을 더욱 돋보이게 표현할 수 있다.
‘봄의 꽃보다 가을 단풍이 더 붉다’는 옛 시인들의 표현처럼 붉은 단풍을 더욱 붉게 표현하려면 배경의 색상이나 명암의 대비를 잘 활용해야 된다.
이 말은 좋은 단풍사진을 얻으려면 색상과 명암의 대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촬영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기법은 색상대비, 명암대비, 원근대비, 속도대비, 크기대비 등의 대비법이다.
단풍촬영에는 색상과 명암의 대비가 가장 효율이 높아 많이 활용되는 기법이다.
울긋불긋하고 알록달록한 총 천연색으로 빛나는 단풍을 보게 되면 누구나 다 아름다운 색상에 흥분하여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그러나 사진으로 표현된 장면에는 눈으로 볼 때의 아름다운 감흥을 느끼게 하는데 부족할 경우가 많다.
좋은 단풍사진을 건지려면 조금 냉정하게 주변을 관찰하여 사진에 표현되는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주변의 붉은 단풍은 가운데 있는 노란 단풍을 더욱 노랗게 만들고, 주변의 초록색은 붉은 단풍을 더욱 붉게 보이도록 만들어 준다.
이러한 색상대비에 따른 느낌의 차이를 살피고 주변의 단풍색깔을 잘 활용하면 촬영하고자하는 단풍색상을 더욱 돋보이게 표현해 낼 수 있다.
밝게 빛나는 단풍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조금 어두운 배경을 선택하면 되고, 주변의 색깔에 따른 명암의 대비도 잘 활용하면 주제가 되는 단풍을 더욱 밝고 아름답게 표현해 낼 수 있다.
(기종 CANON, 초점거리 45mm, 조리개 F2.8, 셔터 1/125초, IOS 50, 장소 팔공산)
붉은 단풍잎이 주변의 초록 잎 사이로 붉은 빛깔을 자랑하면서 가을 정취를 뽐내고 있다. 주변의 초록 잎이 붉은 단풍을 더욱 붉게 표현해 주고 있다.
주변 환경을 소품으로 활용한다.
노출과 빛, 명암과 색감대비를 활용하여 단풍의 아름다운 색상을 잘 표현할 수 있다면, 다음은 주변 분위기와 환경을 활용하여 찍고자하는 단풍사진을 어떻게 하면 돋보이게 완성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기암괴석의 계곡 사이로 물이 흐르고 주변을 화려하게 물들인 단풍이 있는 풍경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계곡이나 능선, 흐르는 물이나 주변을 반영하는 호수나 연못, 사찰이나 산장, 구름과 운해, 일출과 일몰, 단풍관광객 등 주변에 펼쳐진 모든 환경을 소품으로 활용하여 단풍과 함께 화면에 넣어서 단풍을 돋보이게 하는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흐르는 물위로 떠다니는 단풍, 계곡속의 폭포와 어울려져 펼쳐지는 단풍군락, 단풍 숲에 잠긴 산사의 분위기, 맑은 물에 투영된 단풍의 반영 등 주변 풍경과 어울려서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펼치는 모든 것이 단풍사진 구성에 매력을 더해 주는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단풍사진은 단풍에만 국한해서 촬영하기 보다는 주변 풍경과 분위기, 자신의 느낌 등을 포함해서 넓은 시야를 갖고 다양하게 촬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때도 사진은 생략의 미학임을 상기하고 꼭 필요한 소재만 선택하여, 프레임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업은 물론이다.
포인트와 심상에 따라 다양하게.
단풍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촬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습관과 관념에 잡혀 자신이 선호하는 앵글과 구성만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똑같은 피사체라도 보는 각도와 시각, 느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촬영하고자 하는 주된 포인트를 선정했다면, 다음은 다양하게 촬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된 단풍을 화면 안에 어떤 크기에 어떤 균형으로 배치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보조 단풍과 배경을 어떻게 이용하고 한정할 것인가를 살펴, 가로나 세로구도, 조리개의 심도, 앵글, 장단렌즈의 활용 등 가을 정취가 흠뻑 스며든 분위기의 단풍사진을 다양하게 촬영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화려하거나 아름다운 단풍사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굴러다니는 낙엽, 물위에 떠다니는 단풍잎 등,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포인트를 찾아서 자신만의 심상으로 촬영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촬영 포인트.
1. 좋은 단풍사진을 얻으려면 단풍이 절정으로 물들어 가는 최적의 시기와 장소, 시간대를 미리 알아보고 촬영한다. 또한 단풍을 촬영하려면 대부분 등산을 겸하게 되므로 가급적이면 가볍고 간편한 촬영장비로 출사하는 것이 좋다.
2. 물에 비친 단풍반영을 촬영하려면 물의 파문이 일어나지 않는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대가 유리하다.
또한 파란 하늘과 구름, 계곡이나 정자, 주변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소재 등을 단풍반영 사진에 적절하게 배치하면 좀 더 매력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3. 단풍표면의 산란광과 수면에 비치는 단풍반영의 산란 및 수면의 빛 반사를 없애려면, 난반사를 차단해주는 PL 필터가 필요하다.
폭포나 흐르는 물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한 저속셔터 촬영에는 ND 필터와 삼각대가 필요하다. 흐르는 물 표현은 F8-F16에 1-2초 정도가 무난하다.
(김창율 전문기자/yul297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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