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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FA 꿈과 현실 사이, 양의지와 최정은 ‘흥행 성공’

기사입력 [2018-12-20 10:46]

대박이냐, 쪽박이냐. FA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양의지와 최정은 ‘흥행 성공’이다. 100억원 이상의 몸값을 받았다.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양의지는 두산을 떠나 NC로 둥지를 옮기면서 총액 125억원을 챙겼다. 역대 국내파 FA 중 최고액이다. 최정은 두 번째로 FA 권리를 행사하면서 ‘6년 106억원’을 받는데 합의하고 SK에 남았다. 2014년 처음 FA 자격을 얻고 SK와 ‘4년 86억원’을 계약했던 것까지 합하면 FA 10년 동안 총 192억원을 쓸어 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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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최고 포수, 최정은 최고 3루수다. 이들이 FA 100억원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양의지는 올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왼쪽) 최정은 2011년부터 2013년, 2016년과 2017년 등 총 5차례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오른쪽 최정은 2012년 골든글러브 수상 장면.  

 

처음으로 ‘FA 100억 시대’를 연 선수는 최형우였다. KIA는 삼성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한 최형우가 2016년 FA시장에 나오자 ‘4년 100억원’으로 영입했다. 최형우는 ‘우승 청부사’였고, KIA는 이듬해인 2017년 대망의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대호와 김현수 등 메이저리그 유턴파들이 ‘FA 100억원 시대’에 불을 붙였다.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친정팀 롯데로 돌아오면서 총액 150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의 주인공이 됐다. 김현수는 필라델피아를 떠나 잠실로 돌아오면서 해외 진출 전에 몸담았던 두산 대신 LG를 선택해 총액 115억원을 받았다.

 

몸값 10걸.jpg

‘톱클래스 FA=계약 기간 4년+총액 100억원’을 암묵적으로 긍정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올해 FA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양의지와 최정만 반짝했다. 올 시즌을 끝내면서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송광민, 최진행, 김민성, 이보근, 김상수, 노경은 등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스멀스멀 먹구름이 ‘대박의 꿈’ 을 덮어가는 모양새다.

 

특정 선수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 다시 FA제도의 수정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실과 몸값의 괴리, 입장료를 몽땅 한 명에게 주면 어찌 하나요

 

2017년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입장 수입을 올린 구단은 LG다. 총 121억 8600만원 정도를 벌었다. 총 144경기 중 홈에서 102억 300만원, 원정에서 19억 8300만원의 입장 수입을 각각 기록했다.

 

홈 경기 때 평균 1만5762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지불한 대가가 큰 몫을 했다. 2016년 경기당 평균 1만6078명이었던 홈 관중이 오히려 0.2% 줄었다. 올해는 경기당 평균 1만5398명으로 또 2% 떨어졌다. 2016년 이후 2년 연속 관중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하튼 LG는 2017년 총 입장 수입의 95%를 김현수의 영입 대가로 치룬 셈이다.

 

2017 구단별 입장수입.jpg


롯데도 같은 해 역대 최고인 ‘4년 150억원’에 이대호를 데려왔다. 우승에 목말라 있는 부산 팬들을 위한 결단이었다.

 

롯데는 2017년 80승62패 2무로 3위를 차지했다. ‘가을 야구’를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 사직구장에는 경기당 평균 1만4424명의 열성 팬들이 찾아왔다. 평균 관중은 2016년 1만1842명에서 21.8% 증가했다. 이들은 원정 경기 때도 관중 수입의 한 몫을 해냈다.

 

롯데는 2017년 총 108억 1000만원의 입장 수입을 기록했다. 이를 모두 이대호의 영입 대가로 지급해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구단은 입장료 뿐 아니라 광고, 각종 기념품 등을 통해 다양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 예산은 총 300억~500억원 정도. 흑자 경영을 바라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와중에 특급 FA의 몸값이 마구 올라가고 있으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NC는 2017년 경기당 평균 7377명이 찾아왔다. 10개 구단 중 꼴찌다. 홈과 원정 경기를 합쳐 총 54억 3000만원 정도 벌었다. 2018년엔 평균 6151명으로 17%의 관중이 줄었다. 올해는 성적도, 관중도, 입장 수입도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밑바닥이다.

 

그리고 새 사령탑으로 이동욱 코치를 앉혔고, 양의지를 총 125억원에 영입했다.

 

내년 시즌부터 새 야구장에서 새로운 분위기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평균 관중도 늘리고, 성적도 잔뜩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KBO와 10구단은 지난 9월 프로야구 선수협회에 ‘FA 상한액을 4년 80억원으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선수협이 반대했다. ‘FA 상한선 도입’이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모창민이 올해 FA 처음으로 ‘3년 20억원’에 계약하고, NC에 남기로 할 때까지 잠잠하던 FA시장은 최정에 이어 양의지의 100억원 대 계약으로 반짝 달아올랐다. 이재원이 SK와 ‘4년 69억원’에 사인한 것도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여하튼 모든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양의지는 최고 포수, NC는 성적과 관중 모두 꼴찌

 

NC가 12월11일 양의지를 품에 안았다. 총액 125억원. 계약금 60억원과 총 연봉 65억원에 합의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함께 한다.

 

역대 국내 FA 최고액이다. 포수 사상 최고 대우다. 강민호가 2017 시즌 이후 롯데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받았던 ‘4년 80억원’보다 무려 45억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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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무명이었다. 그러나 김경문, 김태형 등 포수 출신 감독과 함께 하면서 국가대표 포수로 성장했다. 올해는 역대 국내파 FA 최고액으로 NC로 팀을 옮겼다. 

 

양의지는 올해 서른하나. 광주 진흥고를 거쳐 2006년 두산에 입단했다. 신인 2차 지명 때 8라운드에서 선택 받았다. 2007년엔 3게임에 나가 1타석만 들어선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2008년 경찰청 선수로 뛰면서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다.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런 양의지가 2010년부터 두산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하더니 마침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닌 국가대표 포수로 인정받은 결과다.

 

양의지는 개인적으로 올 시즌 최고의 해를 보냈다. 133경기에 나가 타율 3할5푼8리, 커리어 하이다. 23개의 홈런도 개인 최다다. 타점은 77개. 도루 저지율은 37.8%로 전체 1위. 최정상급 투수 리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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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지난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고 득표율 94.8%를 기록하면서 통산 4번째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골든글러브를 안겨주면서 ‘최고 포수’ 양의지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야구 팬들은 벌써 NC 모기업 NC소프트의 대표적 게임 ‘리니지’에서 딴 ‘린의지’란 새 별명까지 만들었다.

 

최정은 ‘영원한 SK맨’, 두 번의 FA로 192억원 ‘대박’

 

최정은 ‘행운아’다. 늘 SK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최고 대우를 받았다.

 

올해 서른. 2014년 ‘4년 86억원’에 이어 올해 ‘6년 106억원’으로 계약했다. 벌써 두 번째 FA다. FA로만 총 192억원을 받게 됐다. 6년 계약은 2004년 정수근이 총 40억 6000만원으로 두산에서 롯데로 옮기면서 사인한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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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은 '복 받은 SK맨'이다. 두 차례 FA를 통해 총 192억원을 받게 됐다.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남으라는 의미다.  

 

최정은 수원 유신고를 거쳐 2005년 SK의 1차 지명 신인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장타력을 지닌 3루수로서 새내기 때부터 경기에 나갔다. 입단 첫 해 45경기에 출전, 홈런 1개를 포함한 21안타로 타율 2할4푼7리와 1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확실하게 ‘붙박이 3루수’로서 이름을 날렸다. 2007년과 2008년 SK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등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1~2013년, 2016년과 2017년 등 총 5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9년과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국가대표선수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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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은 2006년부터 올 시즌까지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4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한 것은 두 차례. 2016년 141경기에 나가 홈런 40개를 포함한 144개의 안타로 타율 2할8푼8리와 106타점, 2017년 130경기에서 홈런 46개를 포함한 136개의 안타로 타율 3할1푼6리와 113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그러나 아직 타점왕은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최정은 올 시즌 허벅지 부상 등으로 시달렸다. 결국 115경기에서 홈런 35개를 포함한 99개의 안타로 타율 2할4푼4리와 74타점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최정은 화려한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SK가 챔피언에 오를 때마다 꼭 필요한 선수였다. SK가 최정에게 최고 대우를 하는 이유다. 처음부터 끝까지 ‘SK맨’으로 남아달라는 뜻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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