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Home >  스포츠  >  야구
<취재파일> 프로야구 탄생(25)

기사입력 [2006-12-07 11:15]

"서종철 장군과 대등한 분으로 김정렬, 오재경 전 장관의 이름을 함께 적어 갖고 문교부 장관을 찾아갔다. 프로야구를 만들겠다고 뛰어다니며 숱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주무 부서 장인 문교부 장관을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규호 장관은 미리 연락을 취하고 찾아 간 탓인지 기다리고 있었다. 이용일은 이 장관을 만나자 마자 "진작 찾아 뵙고 프로야구 진척 상황을 하나하나 보고 드렸어야 하는데 바빠서 본의 아니게 결례를 범했습니다" 하고 사과부터 했다. 그런 다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꼭 도와 달라며 커미셔너 후보 명단을 내밀었다.

이규호 장관은 3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훑어 본 뒤 "서종철 장군이 적임자 아니냐?"며 이호헌과 이용일을 쳐다 보았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

"알았습니다. 내일 오전 결재를 받을 일이 있어 청와대에 들어 가야 합니다. 각하의 뜻을 들어볼 테니 오후에 다시 만납시다."

이 규호 장관은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이 장관을 다시 만나자 약속한 대로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 놓고 있었다.

서종철 장군의 이름은 김정렬, 오재경씨의 사이에 적어 놓았는데 대통령은 서 장군의 이름 앞에 ○표를 해놓았던 것이다.

이제는 서종철 장군을 찾아갈 일만 남은 셈이었다. 그러나 이호헌은 물론 이용일도 서 장군을 모르고 있었다. 다시 청와대로 이상주 수석을 찾아갔다.

"서종철 장군이 어떤 분이라는 것은 대강 알고 있지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일이 없습니다. 이런 처지에 다짜고짜 찾아가 프로야구 총재를 맡아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 이 수석께서 주선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한국프로야구 커미셔너로 추대된 서종철 총재가 82년 1월 일본 프로야구에서 선수로 활약한 재일동포 장훈을 특별보좌관에 임명했다. 사진(위)은 전두환 대통령이 서종철 장군 이름 앞에 ○표로 적임자임을 사인했다.  

이용일의 말을 들은 이 수석은 빙긋이 웃으며 "이미 연락을 취해 놓고 있습니다" 한 뒤 "반공연맹으로 찾아가 인사를 드린 뒤 앞으로는 그 분과 상의해서 잘해 보십시오" 라고 했다.

"프로야구 창립 계획서와 정관을 챙겨 서울 장충동에 있는 반공연맹으로 서종철 장군을 찾아갔다. 반공연맹 이사장으로 있는 서 장군은 프로야구 진척 상황을 훤히 알고 있었다."

가칭 한국프로야구위원회(KPBO) 사무실도 반공연맹 사무총장 부속실에 차려졌다. 또 이때부터 프로야구 창단 작업은 이상주 교육문화 수석 비서관의 손을 떠나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커미셔너겸 총재가 확정됨으로써 그 다음 남은 일은 살림살이를 꾸려갈 사무총장의 인선이었다. 사무총장은 커미셔너만큼이나 중요한 자리였다.

프로야구 정관을 보면 사무총장은 총재의 추천에 의해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사무총장은 총재의 명을 받아 사무처의 사무를 관리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 감독하며 총재가 없을 때는 총재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런 막중한 자리였던 만큼 청와대의 몇몇 수석 비서관들 사이에서는 총재를 추대하기 전부터 자신들의 측근을 총장으로 앉히기 위해 발벗고 나선 일이 있었다.

특히 이학봉 민정 수석 비서관이 한국아파트관리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박종환 사장을 적극적으로 밀었다. 그 만한 까닭이 있었다.

박종환은 앞에서도 말했듯 이학봉 수석과는 경남고 동기 동창으로 자주 어울리는 사이였다. 80년 '전국야구대제전'이 끝난 뒤였다. 이학봉 수석을 비롯해 경남고 11회 동기들이 회식을 같이했다. 화제는 자연 '전국야구대제전'으로 옮겨 갔다. (홍순일/news@photoro.com)

이창호의 기록재구성 더보기

  • [기록 재구성] NC 창단 9년, ..
  • [기록 재구성] 박용택은 기록..

김진국의 스포츠산책 더보기

  • [스포츠산책] 연습생 신화
  • [스포츠 산책] 기업의 스포츠 ..

코리아의 현장포커스 더보기

  • KIA 김태진, 내 핼멧 받아 주..
  • 롯데 거포 이대호, 난 포수가 ..

킴벌리의 댄스살롱 더보기

  • [댄스살롱] 이것이 댄스다
  • [웰빙댄스 특집] 아웃사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