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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야구 탄생(38)

기사입력 [2006-12-22 23:25]

김 회장의 끈질김에 탄복, 7년 만에 야구계 복귀
제일은행 은퇴 조건, 엄청난 "대우 받았다" 소문

박현식은 삼미 김현철 회장과의 만남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믿었다. 때문에 74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지 7년 만에 야구계에 복귀할 결심을 하게 됐다.

하지만 은행 실무에서 손을 뗀다 생각하니 아쉽기 짝이 없었다. 제일은행 부평지점장을 맡은 지 이제 겨우 10개월을 넘긴 상태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보십시오. 삼미가 데려올 선수들 가운데 국가대표 출신이 한 명도 없어요.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야구를 합니까? 꼴찌가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력이 약하다는 게 매력이 아닙니까? 처음엔 오합지졸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강한 선수들이 되겠지요. 당장 '우승을 해 주십시오' 하지는 않겠습니다. 박 선생님을 모시고 창단하는데 더 큰 뜻을 두겠습니다. 그러니 제 청을 받아 주십시오."

"좋습니다. 내가 젊은 회장님의 끈기에 졌습니다. 2년간 팀을 맡아 기초를 다져 강한 팀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삼미의 감독 제의를 정중히 거절하기 위해 김현철 회장을 만난 박현식은 오히려 김 회장에게 설복 당해 감독을 맡게 됐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미 말씀 드렸듯이 승패에 너무 연연하지 마십시오. 전력이 약하다는 점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력이 강해 질 수 있도록 제가 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82년 2월 5일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식에 참석한 박현식 감독(앞줄 가운데)을 비롯해 코치와 선수들

83년 2월 일본 후쿠야마에서 첫 해외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삼미 선수들. 김현철 회장은 박현식 감독과의 약속대로 83년 1월 거금을 들여 재일동포 장명부(투수)와 이영구(내야수)를 스카우트, 전력을 강화했다.

박현식이 제일은행 행장실에서 김현철 회장과 만나 삼미 감독을 맡기로 합의한 직후였다. 신문기자들이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3대 조간 신문이 일제히 보도했다. 놀라운 것은 보도한 내용이었다.

박현식이 제일은행을 퇴직하는 조건으로 엄청난 대우를 받기로 합의했다는 보도였다. 박현식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현철 회장을 만나 감독을 맡기로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대우 문제에 대해선 일절 나눈 얘기는 없었다. 이때는 이미 프로야구 창립 총회가 12월 11일로 잡혀 있었고 선수나 감독들에 대한 대우도 등급에 따라 정해져 있었다. A급 감독인 경우 계약금 2천만원에 연봉은 1천2백만원이었다. 때문에 대우 문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참고로 박현식이 정식으로 계약한 것은 82년 1월 8일이었다. 삼미구단 사무실이 있는 삼일빌딩에서 계약을 한 뒤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대우는 A급. 보너스로 승용차인 피아트 132를 받은 게 전부였다.)

삼미가 박현식을 감독으로 내정한 것과 때를 같이 해 대구와 경북을 연고지로 한 삼성도 감독 인선 작업에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삼성 감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대구야구의 대부"로 알려진 중앙대의 서영무 감독이었다. 그러나 삼성 구단주인 이건희 부회장과 절친한 천신일 세중여행사 사장이 김영덕 감독을 추천해 혼선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무렵만 해도 김영덕 감독은 두산으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기 전이었다. (홍순일/news@phot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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