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2월 5일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식에 참석한 박현식 감독(앞줄 가운데)을 비롯해 코치와 선수들
83년 2월 일본 후쿠야마에서 첫 해외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삼미 선수들. 김현철 회장은 박현식 감독과의 약속대로 83년 1월 거금을 들여 재일동포 장명부(투수)와 이영구(내야수)를 스카우트, 전력을 강화했다.
박현식이 제일은행 행장실에서 김현철 회장과 만나 삼미 감독을 맡기로 합의한 직후였다. 신문기자들이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3대 조간 신문이 일제히 보도했다. 놀라운 것은 보도한 내용이었다.
박현식이 제일은행을 퇴직하는 조건으로 엄청난 대우를 받기로 합의했다는 보도였다. 박현식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현철 회장을 만나 감독을 맡기로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대우 문제에 대해선 일절 나눈 얘기는 없었다. 이때는 이미 프로야구 창립 총회가 12월 11일로 잡혀 있었고 선수나 감독들에 대한 대우도 등급에 따라 정해져 있었다. A급 감독인 경우 계약금 2천만원에 연봉은 1천2백만원이었다. 때문에 대우 문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참고로 박현식이 정식으로 계약한 것은 82년 1월 8일이었다. 삼미구단 사무실이 있는 삼일빌딩에서 계약을 한 뒤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대우는 A급. 보너스로 승용차인 피아트 132를 받은 게 전부였다.)
삼미가 박현식을 감독으로 내정한 것과 때를 같이 해 대구와 경북을 연고지로 한 삼성도 감독 인선 작업에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삼성 감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대구야구의 대부"로 알려진 중앙대의 서영무 감독이었다. 그러나 삼성 구단주인 이건희 부회장과 절친한 천신일 세중여행사 사장이 김영덕 감독을 추천해 혼선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무렵만 해도 김영덕 감독은 두산으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기 전이었다. (홍순일/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