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창단식에 참석한 서영무 감독(오른쪽에서 3번째). 사진은 82년 2월 3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창단식. 오른쪽부터 이수빈 단장, 김동영 이사, 서 감독 건너 우용득 코치
82년 5월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49회 생일 축하식에 참석한 서영무 감독. 서 감독은 생일 축하식을 치른 8일 뒤(5월 26일) 감독에서 해임됐다.
4년간 대구상고에 머물면서 우승만 5번 뽑았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64년 경북대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66년 경북고 감독을 맡아 9년 동안 전국대회에서 27번 우승이라는 경이적인 업적을 남겼다.
74년 한양대 감독을 맡아 대구를 떠난 그는 서울고(77~80년), 중앙대(80~81년)에 몸담고 있었지만 '대구야구'하면 서영무 감독을 연상할 만큼 대구지역의 '야구 대부'로 추앙을 받았다.
"내가 알기로는 60년부터 73년까지 14년간 대구에서 감독생활을 하면서 우승도 많이 뽑았지만 숱하게 많은 제자들도 길러냈습니다. 때문에 그를 삼성 감독으로 영입하면 옛날의 제자들과 다시 뭉쳐 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지요."
대구상고 시절에는 강태정 한국화장품 감독을 비롯해 대구상고 감독이었던 정동진(제일은행 대구서문지점 차장)및 이삼렬(농협) 등을 길러냈고 경북고에서는 임신근(한일은행 감독), 우용득을 비롯해 이선희, 황규봉, 천보성, 배대웅, 서정환, 함학수 등 숱한 선수들을 그의 밑에서 이름을 뽐냈다.
"80년 중앙대 감독을 맡아 81년 전국대학추계리그에서 준우승한 뒤였던 것 같습니다. 중앙대로 찾아가 서 감독을 만났어요. 삼성 감독을 맡아 '대구야구 전성시대'를 다시 한번 열어달라고 했더니 두 말 없이 좋다고 했습니다. 고향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맙다고 했어요. 그러나 이날은 서 감독의 뜻만 받아 갖고 돌아왔습니다."
구단주(이건희 삼성그룹 부회장)의 뜻을 몰라서였다. 구단주와 가까운 천신일 사장이 김영덕 감독을 추천했던 터여서 김동영 이사는 "어쩌면 서 감독의 영입이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주의 뜻도 이미 서영무 감독으로 굳어져 있었다.
프로야구 창립 총회가 열리기 전날(12월 10일) 구단주의 승낙을 받아낸 김동영 이사는 창립 총회 당일 아침 서영무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홍순일/news@photo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