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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야구 탄생(40)

기사입력 [2006-12-27 10:13]

롯데, 창단 감독으로 부산야구의 거물 장태영 꼽아
내정설 나돌던 박영길, 그룹 내부에서 부적격 판정

81년 12월 11일 프로야구 창립 총회를 앞두고 MBC, 삼미를 제외한 4개 구단이 감독 인선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감독이 확정된 구단은 두산(김영덕 감독), 해태(김동엽 감독), 삼성(서영무 감독)뿐이었다. 롯데는 실업 팀 롯데 자이언츠의 박영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문에 불과했다. 그가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선 프로야구 롯데의 모태가 됐던 실업 팀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이었다. 77년 6월 감독에 취임한 그는 실업야구 최대 이벤트인 코리안 시리즈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롯데그룹의 2인자로 구단주를 맡는 게 확실한 신준호 롯데건설 사장과 경남고 14회(60년도 졸업) 동기 동창이었다.

"박영길 감독은 신준호 사장과 터놓고 지내는 사이여서 누가 생각해도 롯데 감독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믿었을 겁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반대하는 이들이 많아 박 감독이 꼭 유리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 롯데구단의 한 관계자가 훗날 들려준 말이다. 롯데는 박영길 감독보다 무게 있는 인물의 영입을 원하고 있었다.

"박영길씨의 감독 선임을 놓고 가장 반대했던 이가 롯데제과의 민제영 전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감독으로서의 능력보다 인간적인 면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렸던 겁니다. 때문에 조동래 롯데호텔 부사장은 경남중(6년제) 동기인 장태영씨를 밀었습니다."

82년 3월 26일 프로야구 개막 리셉션에 참석한 박영길 감독(오른족)과 신준호 롯데 구단주(오른쪽에서 2번째). 이들은 경남고 14회 동기 동창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 구단주는 83년 7월 5일 롯데의 성적이 바닥권을 헤매자 과감하게 박 감독을 해임해 버렸다.

롯데 자이언츠가 창단된 뒤 투수코치로 활약했던 김명성의 증언이다. 조동래 부사장은 팀이 창단 된 뒤 구단 사장을 맡았으므로 감독이나 코치 인선은 그의 소관이어서 박영길의 감독 선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장태영은 경남중학에 재학 중이던 47년 제2회 청룡기쟁탈중등야구선수권대회와 제1회 황금사자기쟁탈전국지구별초청중등야구쟁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왼손잡이 투수였다. 46년 제1회 청룡기대회에 유격수로 뛰어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이 해에 투수로 전향해 두 대회를 석권함으로써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뿐이 아니었다. 장태영은 48년에 있었던 제3회 청룡기 대회와 제2회 황금사자기쟁패전에서 또 다시 우승을 차지해 부산이 낳은 '야구 신동'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장태영을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49년에 벌어진 제4회 청룡기대회에서였다. 대회 3연패를 노리며 결승전에서 광주서중의 김양중과 맞붙은 장태영은 11회 연장전에서 1-2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두 중학의 격돌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명승부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후 육군에 입대, 육군야구단 창단 멤버로 활동하다 60년 육군 소령으로 제대한 장태영은 교통부를 거쳐 62년 상업은행 감독을 맡아 72년까지 실업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어냈다. 때문에 호남야구 하면 김양중을 꼽듯 부산야구 하면 장태영을 첫 손에 꼽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로야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주지역은 김양중씨가, 부산지역은 장태영씨가 맡아야 한다는 게 나나 이용일씨의 복안이었다. 옛날의 라이벌들이 프로야구에서 다시 대결하면 프로야구는 그만큼 인기가 높아져 관중 동원도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김양중씨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해태 감독을 사양하는 바람에 장태영씨만 남게 됐다."

이호헌의 말이다. 그러나 장태영 역시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더 큰 야심이 있었다. (홍순일/news@photo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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