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Home >  스포츠  >  야구
<취재파일> 프로야구 탄생(41)

기사입력 [2006-12-28 08:27]

장태영, 롯데가 제시한 감독 계약금 8천만원 일축
알고 보니 5공실세 등에 업고 상업은행 중역 노려

장태영의 야심은 무엇이었는가?

72년 시즌을 끝으로 상업은행 감독에서 은퇴한 그는 은행 실무를 맡아 정력적으로 뛰었다. 이런 그가 롯데로부터 감독 입단 교섭을 받았을 때는 상업은행 태평로지점장이란 요직에 앉아 있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들은 얘기입니다. 조동래 부사장은 장태영씨를 감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던 것 같아요."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 롯데 코치를 맡았었던 김명성은 장태영의 스카우트에 얽힌 이야기를 숨김없이 털어 놓았다.

81년 11월 중순께였다. 롯데가 프로야구 참여를 결정한 뒤다. 팀을 구성하자면 우선 감독이 필요했다. 조동래 부사장이 만사 제쳐두고 감독 영입 O순위로 꼽았던 장태영을 만났다.

롯데 감독을 맡아 부산야구를 중흥시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장태영은 손부터 흔들며 거절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은행 중역을 꿈꾸는 나더러 감독을 맡으라니 결례도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다"

라고 했다. 감독은 안중에도 없었다.

"사장을 맡으라 해도 될까 말까 한 판인데, 감독은 없었던 일로 하자"

고 했다. 그렇다고 장태영에 대한 미련을 버릴 조동래 부사장이 아니었다.

롯데 감독보다 은행 중역에 마음을 두었던 장태영(왼쪽). 사진은 중학시절 라이벌이었던 상업은행 장태영 감독과 기업은행 김양중 감독(오른쪽)이 70년 제25회 청룡기대회 OB전에서 만나 회포를 풀고 있는 모습.

"장태영이 감독을 맡을 낌새를 보이지 않자 계약금으로 6천만원을 제시했다. 그 무렵 감독들의 계약금은 2천만원이었으니 3배나 되는 거금이었다. 그러나 이 양반이 보기 좋게 거절했다."

이호헌의 말이다. 하지만 감독에 대한 흥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장태영이 거금 6천만원을 거절하자 조동래 부사장은 한 술 더 떴다. 계약금이 적다면 2천만원을 더 얹어 8천만원을 주겠다고 다시 제의했다.

"정말 파격적인 대우였다. 그러나 장태영은 코웃음을 쳤다. '8천만원이 돈인가? 주려면 1억원을 줘야지, 8천만원이 뭐야!' 하는 거였다. 옆에 있던 내가 장태영더러 당신 미쳤다고 했다. 이 참에 감독 계약금도 받고 은행 퇴직금도 받아 적립해 놓으면 팔자 고칠 테니 생각을 바꾸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 나이에 돈이 무슨 필요가 있나? 내 꿈은 은행 중역을 한번 해보는 것이다' 라고 해선 두 손을 들었다."

이호헌은 은행 중역을 노리는 장태영에게는 롯데 감독 자리가 눈에 차지 않았을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니 6천만원이니, 8천만원이니 하는 거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장태영은 5공 정권이 들어서면서 은행 중역에 대한 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의 이학봉 민정 수석 비서관이 그에게는 큰 빽이었다. 이학봉 수석이 장태영의 경남고 후배였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치는 더욱 컸던 것 같았다. 하지만 장태영은 평생을 야구로 보낸 사람이었다. 은행 중역이 되기에는 실무 경륜이 너무 짧았다.

장태영의 마음이 강 건너 간 사실을 확인한 롯데는 '꿩 대신 닭'이라는 식으로 한국전력 감독이자 국가대표 감독인 어우홍을 롯데 감독으로 지목,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갔다. (홍순일/news@photoro.com)

이창호의 기록재구성 더보기

  • [기록 재구성] NC 창단 9년, ..
  • [기록 재구성] 박용택은 기록..

김진국의 스포츠산책 더보기

  • [스포츠산책] 연습생 신화
  • [스포츠 산책] 기업의 스포츠 ..

코리아의 현장포커스 더보기

  • KIA 김태진, 내 핼멧 받아 주..
  • 롯데 거포 이대호, 난 포수가 ..

킴벌리의 댄스살롱 더보기

  • [댄스살롱] 이것이 댄스다
  • [웰빙댄스 특집] 아웃사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