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종반을 앞두고 '라스트 스퍼트'를 내고 있다.

팀별로 10여 경기 남짓한 일정에서 올시즌 자신의 성적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0월 초순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되면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팀별로 거의 결정될 전망이다.

올시즌에 부진한 외국인 선수로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 소속일 경우에는 가을 야구에서 만회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소속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올시즌 성적이 곧바로 재계약의 잣대가 될 수 있어 잔여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수 없다.

올시즌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최고의 투구를 하고 있는 KIA 헥터.

주요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팀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9월 18일 현재 선두 KIA의 헥터는 올시즌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KIA 마운드에서 헥터가 없었더라면 KIA의 선두 질주는 올시즌 불가능했을 것이다.

'도미니카 특급' 헥터는 다승 공동 1위(18승), 승률 1위(0.818),  퀄리티 스타트 1위(21회), 최다 이닝 2위(180 2/3이닝) 등으로 우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헥터는 좌완의 에이스 양현종과 더불어 KIA의 선발 원투 펀치로서 자리를 굳건히 잡았다. 

정규 시즌에 2~3차례 더 선발 등판하여 2승을 추가할 경우 20승 고지 마저 달성할 수 있다. 

헥터는 KIA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경우 올시즌 우승의 견인차로서 기대를 모을 것이다. 

시즌 폐막 후 별다른 부상만 없다면 KIA가 헥터와 내년 시즌 재계약을 약속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올시즌 연봉170만 달러를 기록했던 헥터는 내년 시즌 국내에서 2백만 달러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본인이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거나, 일본 프로팀들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달려들 경우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길수도 있다.  

지난해에 비해 올시즌 성적이 다소 부진한 두산 니퍼트. 포스트시즌 활약 여부가 주목된다.

두산의 니퍼트는 올시즌 다승 4위(14승), 탈삼진 3위(150개)를 기록중이지만 지난해 최고 성적에는 못미치고 있다.

니퍼트는 지난해 22승, 승률 0.880, 방어율 2.95로 한국 무대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바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KIA, NC전에서 니퍼트는 10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연속적으로 기록해 일부에서 "니퍼트의 구위가 하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너무도 빛났던 지난해 성적에 비해 올시즌 성적이 다소 처져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관록이 많은 니퍼트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현재 올시즌 투구 이닝이 이미 지난해와 같은 167 2/3이닝이고, 퀄리티 스타트도 18번이나 되는 점이 기대를 모을만 하다.

올시즌 연봉이 210만달러인 니퍼트에게는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야 하는 절대절명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불펜진의 부진에도 선발 투수로 탁월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SK 켈리. 가성비가 우수한 투수로 꼽힌다.

SK의 켈리는 올시즌 다승 3위(15승), 탈삼진 1위(183개), 방어율 8위(3.65)로  팀마운드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도 20회로 KIA 헥터(21회)를 바짝 쫓고 있다.

불펜과 마무리가 리그 최하위권인 SK에서 켈리는 선발투수로 최상위권의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지만, KIA 헥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불펜 전력에서 많은 손해를 봤다. 이를 감안하면 올시즌 켈리의 활약은 KIA 헥터와 비슷하다고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

켈리가 힐만 감독이 신뢰할만한 마운드 성적을 내고있는 것은 분명하다.

올시즌 85만 달러인 켈리의 활약에 다른 팀들, 특히 넥센, 한화나 삼성 등은 부러워할만하다.

넥센은 오설리반을 연봉 110만달러에 영입했으나 성적이 저조해 중간 퇴출시킨바 있다. 한화는 비싼 돈을 들여 오간도(130만 달러)와 비야누에바(1백만 달러)를 들였지만 잦은 부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은 올시즌 특히 취약한 마운드에서 외인투수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꼴찌팀에서 전체 방어율 1위를 기록중인 kt 피어밴드. 너클 커브로 투수인생이 달라졌다.

올시즌 최하위팀에서 전체 방어율 1위의 투수가 있다는 것은 진기한 현상이 아닐수 없다.

방어율 3.04의 피어밴드가 그 주인공이다.

연봉도 35만달러이다. 외국인 투수치곤 낮은 연봉 수준이다.

그래도 올시즌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피어밴드는 소속팀 kt 불펜과 마무리 투수의 지원이 적어 다승은 8승으로 적은 편이지만 투구 이닝은 160 이닝으로 알찼다.

피어밴드는 넥센에서 2015년 시즌을 보낸 후 2016년 시즌부터 kt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너클 커브를 깜짝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4점대이던 방어율이 3점대로 개선되었다.

피어밴드는 올시즌 잔여 2경기 이상에서 추가 등판이 가능해 10승대 도전을 앞두고 있다.

피어밴드는 현재의 추세로는 재계약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물론 연봉도 대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잔여 등판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로 부진하면 그동안 쌓았던 방어율 1위의 금자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야 하는 심정의 피어밴드로서는 잔여 등판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종훈 기자/101305jh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