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스타 탄생의 무대가 되었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선수가 신들린듯한 기량을 펼칠 때 주는 쾌감이 짜릿한 법이다.
상대방이 뻔히 아는 강타자와 에이스 보다는 무명의 선수가 승부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기량을 펼칠 때 야구팬들은 더 열광하곤 한다.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 노진혁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베테랑 박석민 대신 투입되어 공수에서 맹활약한 NC 노진혁
NC 김경문 감독의 3회초 승부수, 노진혁 카드가 승기를 잡아
NC 노진혁의 출전은 김경문 감독의 결단에 의해 단행되었다.
NC 박석민은 1회초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의 타구를 조명탑 라이트 때문에 놓치는 실수를 했다. 기록상으로는 전준우의 내야 안타가 되었지만 내용상으로는 박석민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박석민은 이어 2회초 수비때 2사 1,2루의 위기에서 롯데 문규현의 강습 타구를 더듬다가 늦은 송구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것은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박석민의 사실상 두번째 실책.
NC 김경문 감독은 3루수 박석민이 불안한 모습을 계속 보이자 3회초 수비때 노진혁을 전격적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12년 NC에 입단한 노진혁은 별다른 활약없이 군입대를 한후 올해 9월 상무를 제대했다. 이후 NC로 복귀하여 정규시즌 막바지 4경기에 출전하여 7타수 2안타, 1득점만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무리수로 보일수도 있었던 이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NC에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
3-2로 살얼음판 승부로 앞서던 NC의 3회말 공격때 2사후 모창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간후, 노진혁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노진혁은 롯데 선발 송승준이 던진 3구 직구를 강타, 우중간 스탠드에 떨어지는 2점 홈런을 뽑아냈다.
롯데 선발인 베테랑 송승준이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동안 노진혁은 힘차게 다이아몬드를 돌고 덕아웃에서 축하 세례를 받았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 일격으로 NC는 5-2로 달아나 3차전의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경기는 결국 NC가 13대6으로 승리, 준플레이오프 전적 2승1패로 우세를 지켰다.
김경문 감독의 전격 기용에 보답한 노진혁의 타격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가장 신선한 장면이었다.
노진혁은 이후 8회말에도 롯데 구원투수 김유영을 상대로 1점 홈런을 기록해, 이날 경기에서 4안타 3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도 무실책으로 안정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노진혁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MVP에도 뽑혔다.
경기가 끝난후 김경문 NC 감독은 "내가 참 운이 좋았다. 교체투입한 노진혁이 안타 하나만 쳐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 1회초 공격때 무사 1루에 있던 전준우가 NC 포수 김태군의 견제구를 받은 스크럭스에게 태그 아웃을 당했다.
당초 원심은 세이프였으나 NC 스크럭스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끝에 결국 아웃으로 번복되었다.
이날 3차전은 타격전의 양상이었다. 무자책 경기였던 2차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타석에서는 준플레이오프에 적응된 양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바쁘게 움직였다.
마운드에서는 양팀 투수들이 교체하느라 분주했다.
롯데 1회초 전준우의 1루 견제사, 승기를 잃는 자충수
경기초반 분위기는 롯데에 미소를 지었으나 롯데는 이 기세를 어이없이 놓치고 말았다.
1회초 공격에서 롯데 선두 타자 전준우는 NC 박석민이 놓친 타구로 1루를 밟은뒤 NC 포수 김태군의 1루 견제구로 아웃이 되는 큰 실수를 했다.
1루심의 처음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NC 1루수 스크럭스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결국 원심이 번복되어 아웃으로 처리되었다.
롯데가 선취점을 뽑을수 있는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져지는 순간이었다.
롯데 전준우가 6회초 1사만루에서 박헌도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을 파고 들었으나 NC 포수 김태군에게 간발의 차로 태그 아웃되었다.
롯데가 4-10으로 뒤지던 6회초 1사 만루의 공격때 3루 주자였던 전준우는 박헌도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으로 쇄도했다. 이 순간 NC 포수 김태군은 우익수 나성범의 정확한 송구를 받아 민첩한 동작으로 롯데 전준우를 태그 아웃시켰다.
포스트시즌의 경우 출루한 주자가 어이없이 주루사나 견제사를 당하는 경우에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이날 롯데가 이 징크스에 발목을 잡히고 말은 셈이다. (이종훈 기자/ 101305jhlee@gmail.com)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