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각 프로야구 구단은 해외 또는 국내에서 마무리훈련을 갖는다.
마무리 훈련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열려 그만큼 매스콤의 관심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 마무리 훈련에서 다음 시즌에 활약할 신인들이 성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11월 마무리 훈련, 무명 유망주들은 희망을 품는다
올해도 변함없이 각 구단은 해외 또는 국내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린다.
특히 올시즌 종료후 한용덕 감독이 새로 부임한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훈련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시즌초 전격 사퇴한 이후 이상군 감독대행이 임시 사령탑을 맡았으나 한화만의 색채를
보이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성근 감독이 퇴임한 이후 이상군 감독대행 시절에 2군에 있던 선수들이 여럿 1군에 모습을 보이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투수로는 김재영 김범수 김진영 이충호 서균 등이 1군 마운드에 올랐고, 야수로는 정경운 김태연 등이 1군 그라운드에서 뛰는 기회를 잡았다.
마이너리그 실패후 국내 복귀한 김진영, 육성군에서 강타자로 성장하는 장진혁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한화 김진영.
한화는 마무리 훈련중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1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한 두번째 연습경기에서 11대1로 승리했다.
첫번째 연습경기에서 3대5로 패했던 한화는 두번째 경기에서 설욕을 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날 한화의 출전 멤버 가운데 활약한 선수들이 거의 2군에서 묻혀있던 선수들이었다는 점이다.
선발 우완 투수 김진영은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좌타자 장진혁은 2점 홈런을 포함해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김진영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후 올해 한화 2군에 입단한 선수이다.
장진혁은 2016년 2차 지명입단된 후 주로 육성군에 있던 타자이다.
김진영과 장진혁은 내년 시즌에 1군 전력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남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가 상대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는 일본 프로야구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볼때 이날 승리는 값진 것이었다.
특히 이날의 승리가 마무리 훈련 기간에 나왔다는 것은 한화 무명 선수들의 자신감을 고취시키는데 한몫 단단히 할 것이다.
이렇듯 마무리훈련에서 눈여겨 볼 점은 2군 전력으로 있던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는 과정이다.
2군에 있던 유망주선수들이 마무리 훈련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기량과 체력을 보완하고, 실전 경험을 쌓아가면서 팀의 전력은 자연스레 강화되는 법이다.
이들이 당장 FA급 선수들 만큼 활약은 못하지만 정규 시즌 긴 레이스 동안 필요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대체 전력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팀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후반기에 젊은 유망주 선수들의 활약은 팀의 순위 향상에 크게 기여하기 마련이다.
육성에 실패했던 한화, 구단의 지속적인 육성 추진이 과제
한화는 그동안 거액으로 거물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10년 내내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후 구단에서 육성에 역점을 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으로 생각된다.
한화 구단 스스로도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2군에 있던 유망주들의 실력이 향상된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11일의 요미우리전 승리는 한화 구단이 소속팀 2군 유망주들을 다시보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한화는 2군에서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최계훈 2군 감독, 홈런왕 출신의 김성래 타격코치 등이 유망주 양성에 땀을 쏟고 있다.
한화 구단의 관심과 지원이 전시성 단기 조치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관성있게 이어지면 2군 유망주들 가운데 1군에서 빛을 발하는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노력과 함께, 유망주들을 성원해 주는 구단과 코치진의 지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당장 2018년도에 좋은 성적이 안나오더라도 육성 정책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프로야구 발전사를 보면, 팀이 보통 2~3년의 육성기간을 충실히 지속해야 성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마무리 훈련은 유망주들이 희망을 품는 시간이다.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유망주들도 이 마무리 훈련 동안 희망의 줄기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이다.
희망을 잡아 스타덤에 오르는 선수는 결국 소수이겠지만, 그 노력은 아름다운 법이다.
팬들은 마무리 훈련을 통해 기량이 향상된 새로운 스타들이 2018년 정규 시즌에 등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11월은 그 염원을 위해 2군 유망주들이 굵은 땀방울로 희망을 키워갈 시간일 것이다. (이종훈 기자/news@isport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