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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재구성] 김태균의 기와 힘, 오른손 첫 2000안타 - 300홈런

기사입력 [2018-07-09 14:37]

스윙은 날카롭다. 힘도 있다. 밀어치기도 잘 한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6)이 7월 8일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뜻 깊은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개인 통산 300홈런은 5월 26일 인천 SK전에서 기록한 터라 양준혁, 이승엽에 이어 역대 3번째로 ‘2000안타 - 300홈런’ 주인공으로 등록했다.

 

김태균 스윙 3 20080424.jpg

▲ 김태균은 힘과 기술을 겸비한 타자다. 2001년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4번 타자로서 위용을 뽐냈다.

 

김태균은 2001년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등번호 ‘52번’을 달고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4번 타자’였다. 새내기 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이를 증명했다. 입단 첫 해 88경기에 나가 홈런 20개를 포함한 82개의 안타로 타율 3할3푼5리를 기록했다.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등번호를 ‘10번’으로 바꾼 뒤 ‘2년생 징크스’에 시달렸다. 105게임에 나갔지만 홈런은 7개의 그쳤다. 안타는 76개. 타율은 2할5푼5리까지 뚝 떨어졌다.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결국 등번호를 바꿨다. ‘타격 천재’ 장효조 이후 교타자의 상징처럼 여기던 ‘10번’에서 다시 ‘52번’으로 돌아갔다.

 

발전적 변화가 시작됐다.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던 2010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3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터뜨렸다. 줄곧 두 자리 수 홈런을 이어갔다. 타율도 2006년과 2007년, 2년 동안 2할9푼대에 머물렀을 뿐 꾸준하게 ‘3할 타자’의 위용을 자랑했다.

 

김태균은 한화의 간판 타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 김태균 연도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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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타자로서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2000안타와 300홈런을 기록한 것은 타고난 타격 감각과 노력, 꾸준함의 결과물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최상이 아니다. 이미 나이는 30대 중반을 넘었다. 힘이 떨어질 때다. 체력 안배도 중요한 시기다. 이런 것들이 묘하게 겹친 탓일까.

 

김태균은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종아리 통증으로 5월 27일 인천 SK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한 달 여 동안 1군을 떠났다. 몸과 마음이 모두 무거웠다. 그나마 1군에 남아 있는 동료들이 선전을 하면서 팀이 2위 경쟁에서 유리한 흐름을 이어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빨리 1군에 복귀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태균은 7월 4일 KIA전부터 1군에 돌아왔다. 일찌감치 4번 자리는 외국인 선수 재러드 호잉에게 넘겨줬다. 타순보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 마음고생 씻어낸 2000안타, 2018년 7월 8일 인천

 

김태균은 1루수 겸 5번으로 출전했다.

 

한화는 2회초 대거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5번 김태균이 신호탄을 쐈다. 2회초 1사 후 첫 타석부터 SK 선발 문승원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시즌 50호이자 통산 1999호 안타였다.

 

한화는 김태균의 안타를 시작으로 4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4점을 뽑았다.

 

4-2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 4번 호잉이 SK의 3번째 투수 채병용에게 투수 앞 내야 안타로 나갔다. 호잉은 5번 김태균의 타석 때 볼 카운트 1볼에서 2구째 2루 도루를 감행해 성공했다. 무사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김태균이 호응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가 들어오자 가볍게 밀어쳤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2루 주자 호잉이 홈까지 내달렸다. 1타점 적시타. 개인 통산 2000호 안타로 승리를 굳히는 타점까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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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간판 타자 김태균이 7월8일 인천 SK전에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터뜨려 역대 3번째로 '2000안타 - 300홈런'의 주인공이 되자 한용덕 감독(위)과 장종훈 수석 코치가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빙그레와 한화를 거치면서 스타덤에 올랐던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수석 코치가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한화는 이날 5-2로 승리하면서 연패에서 탈출했다. 김태균은 마음고생에서 서서히 벗어났다.

 

# 무거운 마음 담긴 300홈런, 2018년 5월 26일 인천

 

김태균은 올 시즌 늘 마음이 무거웠다. 줄곧 한화에서 뛰었던 토박이이자 최고 연봉 선수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은 탓이었다.

 

한화 선발은 휠러, SK 선발은 켈리였다. 김태균은 이날도 1루수 겸 5번으로 출전했다.

 

휠러가 초반부터 무너졌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채 4회말 2사 후까지 6점을 내줬다. 한화는 1회초 1점을 뽑았지만 이미 패색이 짙게 깔렸다.

 

1-7으로 뒤진 7회초 1사 후. 김태균이 타석에 나갔다. 그냥 물러설 수 없었다. 초구는 파울, 2구와 3구도 파울. 볼카운트는 노볼 2스트라이크로 불리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주저하지 않았다. 4구째를 제대로 밀어 쳤다.

 

하얀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문학구장의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0m 짜리 시즌 7호 아치였다. 통산 300홈런. 2-6으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화는 2-7로 패했다.

 

김태균은 300홈런의 기쁨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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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균은 2001년 북일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했다. 새내기 때부터 4번 타자로서 기대를 모았다. 사진은 2001년 신인 때의 앳띤 모습이다. 

 

# 양준혁, 이승엽에 이어 역대 3번째 대기록

 

KBO리그에서 최초로 통산 2000안타와 300홈런을 기록한 주인공은 양준혁이다.

 

양준혁은 2006년 5월 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개인 통산 300호째 아치를 그렸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통산 2000안타를 터뜨려 ‘힘과 기’를 겸비한 타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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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킹’ 이승엽은 양준혁보다 먼저 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 2003년 6월 22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역대 최연소인 26세 10개월 4일, 최소 경기인 1075경기 만에 300호 아치를 그렸다. 일본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가 1967년 27세 3개월 11일째 달성한 통산 300홈런보다 무려 5개월여 앞당긴 세계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승엽의 300홈런은 야구 팬 뿐 아니라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승엽의 홈런 볼을 잡기 위해 외야석엔 대형 잠자리채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이승엽은 이날 삼성이 2-3으로 뒤진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SK 세 번째 투수 김원형의 시속 139km 직구를 힘차게 잡아당겨 우월 1점포를 만들며 대망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안타가 늦어졌다. 일본 진출 때문이었다. 이승엽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시즌 동안 일본에서 활약하다 2012년 삼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6년 9월 7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000안타 - 30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김태균은 역대 3번째 ‘2000안타 - 300홈런’의 주인공이다. 한화 선수로는 장성호에 이어 두 번째로 2000안타를 터뜨렸고, 300홈런도 장종훈에 이어 두 번째다. 한화에서만 뛴 선수로는 첫 통산 2000안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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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균의 개인 통산 2000번째 안타를 팬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의 외야 전광판. 

 

김태균은 2001년 5월 19일 삼성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솔로 홈런으로 장식했다. 통산 2000안타와 300홈런이란 대기록을 완성한 8일까지 프로 데뷔 이래 1790경기, 6156타수 f를 각각 기록했다. 김태균은 3.08타수 마다 안타 1개씩을 날린 셈이다. 또 2004년 5월 25일 문학 SK전을 시작으로 2012년 8월 1일 잠실 LG전, 2016년 8월 7일 대전 NC전까지 모두 3차례나 한 경기 개인 최다 안타 5개를 터뜨렸다. 김태균에겐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장종훈 코치가 갖고 있는 개인 통산 340홈런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창호 전문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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