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선수로 활동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노력이 뒷받침 되었을 것이다. 선수들마다 운동에 입문한 시기는 모두 다르겠지만, 프로의 길을 향한 피땀어린 눈물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성공을 일군 프로선수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프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많은 팬들이 있기에 프로선수들이 존재할 수 있다. 텅빈 경기장에서 아무리 뛰어난 운동선수가 기량을 뽐낸다 할지라고 그 광경을 보고, 응원을 해 줄 팬이 없다면 프로선수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함께 경쟁하면 공존하는 동료 선수들 역시 프로선수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아울러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미래가 바로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선수는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그라운드 안에는 물론 밖에서도 모범적인 행동과 태도를 보여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최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 포토라인에 서 있는 넥센히어로즈 박동원 선수와 조상우 선수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사건들을 보면서 팬들의 실망은 물론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희망 역시 많이 퇴색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대표적으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여러 사건들로 비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구단 대표의 법정구속으로 인해 수장을 잃은 넥센은 최근 주전 투수와 포수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다시 한번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아울러 선수 트레이드와 관련하여 KBO의 대부분의 구단들과 몰래 현금 트레이드 현황이 포착되어 KBO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인 상황으로 구단 지분에 대한 법적 분쟁이 종료되면 올해를 끝으로 구단 매각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프로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지 않은 넥센은 그 동안 적은 운영비로 성장 가능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여 트레이드를 통해 발전을 해 온 팀이다. 여러 가지 실험과 노력들이 결국 많은 폐단으로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직면하면서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분명한 책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기와 횡령 협의를 받고 검찰에 출두한 이장석 넥센히어로즈 단장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전 넥센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 선수
이 밖에도 전 넥센 히어로즈 출신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 루키 안우진 선수의 폭력 사건, 문우람 선수의 승부조작 연루 사건, 최규순 심판 게이트 사건 등 일련의 사건과 사고들을 보면서 그 동안 묵묵히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운동에만 전념해 온 많은 선수들이 떠올랐다. 항상 성공한 선수들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러한 개인적 사건들이 나중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는 대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만의 프로야구에서는 1996년 이른바 ‘블랙 이글스 사건’을 통해 승부조작의 파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단적인 사례도 있다. 대만의 스바오 이글스는 승부조작에 연루된 전, 현직 선수와 조직원 등 19명이 검거되는 사건을 통해 구단이 해체되었다. 구단의 해체는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대만 프로야구 전체 관중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996년 136만 명이던 관중은 2000년 30만 명으로 급감하면서 프로야구의 몰락을 가져온 큰 파장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한번 팬들에게 외면을 받은 리그는 아직도 4개의 구단만이 남아 초라한 리그가 이어지고 있다.
넥센히어로즈의 신인 유망주인 안우진선수는 고교시절 후배 폭행사건으로 50일간 출정금지 명령을 이행하고, 첫 프로무대에 올라오며 팬들을 향후 사죄를 하고 있다.
한때 넥센히어로즈의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던 문우람 선수는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야구계에서 퇴출되었다.
이렇듯 프로스포츠 선수 및 지도자들은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은 공인(公人)들이다. 개인의 작은 이익이나 편익을 통해 당장 무엇인가 얻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개인의 비난과 도덕성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 과거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지금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정방지 교육 강사활동을 하고 있는 강동희 전 감독은 한국 농구계에서 신망 받는 지도자였기에 팬들과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눈앞에 작은 이익 또는 협박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변에 즉시 무조건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하며, 후배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절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람들은 칼을 들지 않은 살인자라고까지 표현하면서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선수들의 윤리의식은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 교육을 통해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면서 선수들의 의리와 온정이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어 걱정이 된다고 조언하였다.
대한민국 농구 발전에 공헌한 강동희 전 감독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농구계의 퇴출은 물론 팬들에게 강력한 충격을 주었고, 이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현재 후배들을 위한 윤리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 후 경기 전 팬들을 향해 프로야구 선수와 지도자들이 사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프로선수나 지도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실수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판단할 것이다. 프로 선수들이 동업자 정신을 가지지 않고서는 결코 프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 하나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피해는 구단의 선수들은 물론 전체 리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동업자 정신을 가지고, 우리가 다함께 열심히 노력해야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롤 모델이 되기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선의 모습을 다하는 모습이 진정한 프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마음가짐은 한 순간에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면에는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우리는 소중한 국가 대표급 선수와 지도자를 잃을 수 있다. 개인적 손실뿐만 아니라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이나 리그를 관장하는 협회 또는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을 통해 책임의식에 대한 예방을 철저하게 진행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진국 전문기자 / 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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