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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책] 역대 FIFA 월드컵 공인구

기사입력 [2018-06-18 10:24]

지난 14일 개막한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다. 축구는 흔히 공 하나로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드는 마력의 스포츠라는 얘기를 종종 한다. 오늘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월드컵 공인구의 역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처음 열린 제1회 월드컵에서는 공인구가 없어서 결승전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서로 자국의 공을 쓰자고 해서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인 티엔토를 후반전에는 우루과이의 공인 T-model을 사용하였다. 이후 FIFA 공식 공인구는 만들어지지 않아 논란이 많았지만, 각 대회마다 사용한 공인구는 있었다.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Federale 102,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Allen, 1950년 브라질 월드컵 Duplo T, 1954년 스위스 월드컵 Swiss World Champion, 1958년 스웨덴 월드컵 Top Star, 1962년 칠레 월드컵 Crack Top Star,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Challenge 4-Star 로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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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멕시코 월드컵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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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독월드컵 마스코트

 

이런 연유로 FIFA는 공인구의 필요성을 느껴 아디다스에 전적으로 공인구 생산을 위한 독점 권한을 주면서 1963년부터 공인구 생산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 결과 처음 공인구가 완성된 것이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사용된 텔스타였다. 텔스타의 뜻은 당시 월드컵 최초로 텔레비전 위성 생중계를 기념하기 위해 TV속의 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축구공의 모양은 배구공과 같은 줄무늬를 택하고 있었지만, 텔스타는 12개의 검정 오각형과 20개의 흰 육각형의 모양으로 전체 정이십면체의 형태를 최초로 만들면서 혁명적인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공 자체도 가벼운 무게와 탄성이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오랫동안 공인구로서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래서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도 텔스타 칠레라는 이름의 공인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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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차범근 선수, 독일의 리히벡 코치, 김정남 전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는 탱고 리버플레이트가 나와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불러일으킨다. 이 공은 이후 198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1982년 스페인 월드컵(아디다스 탱고 에스파냐), 1988년 서울올림픽(아디다스 탱고 서울)으로 쓰였으며, 최근 2012UEFA 유로 2012의 공인구로 제작되어 새로운 버전인 아디다스 탱고 12가 탄생하기도 할 만큼 텔스타와 함께 대표적인 축구공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최초로 합성수지이자 100%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아즈테카가 선보였고, 이는 당시 아스테카 문명의 벽화 문양을 축구공에 형상화한 형태이며, 경기장의 이름이기도 하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에트루스코 유니코가 만들어졌는데, 이 공의 특징은 리우레탄 폼이라는 내부층을 가지고 있어 완전 방수효과와 빠른 속도에 있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퀘스트라로 공기층이 들어가 있는 합성수지 표피로 반발력과 탄력이 이전 공인구보다 높았다는 특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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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프랑스 월드컵 경기 모습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프랑스의 국기에 들어간 청색, 백색, 적색의 3가지 색깔이 가미된 트리콜로(Tricolore)가 만들어졌다. 월드컵 공인구로는 최초로 컬러로 디자인을 하였으며, 또한 마지막 탱고 디자인의 월드컵 공인구이기도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축구열기(Fever)와 비교적 짧은 시간 환하게 빛나는 별(nova)의 합성어로 피바노바가 탄생하였다. 이 공은 1978년 이후 전통적인 탱고 디자인에서 탈피한 최초의 월드컵 공인구로 피버노바의 특징은 공의 성능을 높여 주는 기포강화 플라스틱과,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언제나 예측하기 쉽게 해 주는 세 겹의 포대 구조를 삽입하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팀가이스트(독일어: Teamgeist)'팀 정신'을 의미한다.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이전까지의 월드컵 공인구와는 달리 8개의 정육각형과 6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깎은 정팔면체로 이루어져 있다. 특이한 것은 결승전만을 위한 팀가이스트 베를린도 제작되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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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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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남아공 공용어 중 하나인 줄루어로 축제를 위하여 라는 의미의 자블라니가 탄생하였다. 자블라니는 3차원으로 곡선 형태로 된 가죽조각 8개를 붙여 만들어 이전 공인구에 비해 가장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졌으며 미세한 특수 돌기를 공 표면에 배치, 미끄러짐을 방지해 골키퍼가 이전보다 더욱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이 날아가는 궤적의 안정성을 높여 정확한 슈팅이 가능하며 완벽한 방수성을 자랑, 비가 오는 등의 나쁜 날씨 조건에서도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결승전만을 위한 공은 황금색 무늬의 조블라니(결승전 장소인 요하네스버그와 자블라니)도 선보였다. 그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브라주카(포르투갈어 : 브라질 사람들)가 사용되었는데, 팬 투표를 통해 77.8%의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선정하게 되었다. 브라주카는 6개의 폴리우레탄 패널로 만들어졌으며, 우천시에도 같은 무게나 구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접합되어 있다. 또한 공기를 넣는 부분은 라텍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리바운드를 줄었으며, 하얀색과 파란색 이외에도 브라질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주황색 등을 사용하였으며 지금까지의 FIFA 월드컵 공인구 중에서 색채가 가장 풍부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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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경기 모습과 공인구 자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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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기 모습과 공인구 브라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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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18을 들고 손흥민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는 1970년 처음 도입된 텔스타로 다시 돌아와 텔스타 18이 탄생하였다. 이 공은 브라주카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6개의 다각형 모양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선수가 공을 찰 때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쉽게 조각의 끝 부분을 길게 늘렸고, 완벽해진 구 형태의 모습을 갖춰 공기의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바나나킥과 무회전킥의 위력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한 과학 기술이 접목된 최초의 공인구답게 쌍방향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근거리 무선 통신(NFC) 칩을 내장하고 있다. NFC 리더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텔스타 18 공인구를 가볍게 두드리면, 연결되는 인터넷 페이지를 통해 공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텔스타 18은 지속가능성이라는 환경 보호에도 초점을 맞춰 재활용된 소재 및 포장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공의 특징으로 이번 월드컵에서는 공격수가 유리하다는 것이 지배적인데, 최다 득점왕이 나올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월드컵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한다. 아울러 우리 선수들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주길 희망한다. (김진국 전문기자 / 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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