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8일째, 드디어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전문산악인들이 안나푸르나를 등정할 때 원정본부 역할을 하는 베이스캠프. 그동안 오로지 이곳을 생각하고 걸어온 탓인지 텐트치기에 좋은 장소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감회가 느껴지지 않는다.
베이스캠프 주변은 세계 각국에서 온 원정대들이 남겨놓고 간 각종 쓰레기가 널려있다. 일행들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들을 주어모았다. 한글 상표가 뚜렷한 쓰레기도 적지 않다. 많은 쓰레기들 보고 한 일행이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들이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자, 14좌 완등자인 한왕용씨는 “이곳에 며칠 있으면 한없는 무기력증에 빠져들어 밥을 먹기위해 수저를 드는 것 조차 힘들어져, 버린다는 생각보다 그냥 놓고 온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텐트까지 그냥 두고 가는 원정대가 적지 않다고 한다. (김병현/news@photoro.com, 사진-이호준) 이전글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