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역사도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뉴 스포츠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관심과 흥미가 생기고 있다. 자연과 더불어 스포츠 활동을 접목하는 방식의 뉴 스포츠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스포츠 종목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복잡성을 줄여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종목들도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축구의 축소판 ‘풋살’이 있고, 야구의 축소판 ‘티볼’, 핸드볼의 변형 ‘츄크볼’, 배구의 변형 ‘킨볼’ 등이 있다. 뉴 스포츠의 일반적인 정의는 국제 경기에서 공식 채택하지 않은 종목으로 대중적인 스포츠 종목을 결합하거나 변형해 만든 새로운 스포츠를 의미한다. 그런데 2년 뒤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은 ‘Discover Tomorrow’의 대회 이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새롭게 선보이는 종목들이 많아 이들 종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0 도쿄올림픽 엠블렘(출처: 2020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먼저 서핑 종목이 있다. 서핑보드를 이용해 파도를 타며 기술을 겨루는 종목으로 보통 바다에서 많이 타는 레저형 스포츠 종목이다. 올림픽에서는 바닷가와 인공 파도 풀에서 경기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이번 올림픽 신설 종목 중 가장 의외의 종목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외의 멋진 해변에서 대회가 종종 열리기는 하지만, 올림픽 종목으로 첫 선을 보이기 때문에 각국의 국가대표 서퍼들의 퍼포먼스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보급이 되어 있는 서핑이 점차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바다에서 펼쳐지는 서퍼의 파도타기 서핑 기술.
두 번째는 사이클 BMX(bicycle motorcross) 프리스타일 종목이다. 자전거 퍼포먼스 종목인 BMX가 사이클 종목 부문으로 추가되어 신설되었다.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인 BMX 프리스타일은 미주와 유럽권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종목 중에 하나이다. 레이싱과 프리스타일의 경기가 있는데, 8명의 선수가 300~400m의 트랙을 자전거로 달리는 레이싱은 요철과 굴곡이 심한 트랙을 달리며 점프와 회전, 급정거는 물론 다른 선수와 부딪치기 까지 하는 순위경기이며, 프리스타일은 자전거 묘기를 통하여 난이도, 예술성, 완성도를 겨루는 경기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를 기대해 본다.
세 번째는 육상 혼성 계주(400m * 4명) 종목이 추가되었다. IOC가 추구하는 평등의 가치를 필두로 남자 세부종목이 일부 사라지고, 혼성 종목들이 추가되었는데 그 중에서 바톤을 넘기며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루는 혼성 경기가 신설됨에 따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와 팀워크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육상팀들에도 혼성팀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 밖에도 육상, 수영과 탁구 등의 종목에서 혼성 종목이 신설될 예정이다.
육상경기의 인기 종목 중 하나인 400m 계주 경기 모습.
네 번째 스케이트보드가 있다. 청소년 아이들이 취미로 타고 놀 법한 스케이트보드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경사가 있는 경기장을 돌면서 파크, 계단, 난간 등 다양한 장애물을 넘고 보더의 기술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종목이 신설됨에 따라 보더들의 기대와 설렘이 커졌다. 실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종종 봐 왔는데 이제는 올림픽에서도 그 장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섯 번째 스포츠 클라이밍 종목이다. 인공 암벽을 오르는 경기로 정해진 시간 내에 15m를 오르는 ‘리드’ 종목과 빠르게 오르는 ‘스피드’ 종목, 5m 높이의 다양한 코스를 몇 번이나 완등 하는지 여부를 가리는 ‘볼더링’ 등 3가지 분야를 종합해 메달을 가린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클라이밍 김자인 선수가 있어 특별히 기대가 가는 종목이다.
세계적인 스포츠클라이밍 한국 대표 김자인선수의 인공 암벽 등반 모습.
여섯 번째는 가라테(공수도: 空手道)이다. 가라테는 무기를 갖지 않고 팔과 다리로 차거나 찌르거나 공격을 막으면서 싸우는 무술로 일본에서 개최되는 만큼 개최국의 특권에 따라 일본 전통 무술인 가라테가 추가되었다. 태권도와 같이 가라데 역시 전 세계 190여개 국가와 지역이 국제 경기연맹에 가입하여 1억명이 넘는 인구가 가라테를 수련하고 있어 치열한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곱 번째 FIFA 3×3 농구가 정식 종목이 되었다. 길거리 농구로 잘 알려진 3×3 농구는 청년들의 취미활동으로 국내에는 오래전에 전파가 되어 왔는데, 이번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었다고 하니 일반 농구와는 다른 매력을 찾아보자. 경기 방식은 하프코드에서 10분 경기를 하고, 21점을 먼저 득점하는 팀이 시간과 관계없이 승리하게 된다. 이때 득점은 외야 2점, 그 외는 1점으로 카운트가 된다.
마지막으로 신설종목은 아니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폐지되었다가 다시 부활한 야구 종목이 있다. 야구는 많은 나라에서 하고 있는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올림픽에서 퇴출되었는데 12년 만에 선보이는 야구는 특수한 규정상 6개국만이 참여를 하게 되었다.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면 5개국만이 예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12년 전 올림픽 무대에서 전승 우승의 감동을 주었던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활약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종목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IOC는 2014년 12월 중·장기개혁 플랜 '올림픽 아젠다 2020'을 채택해 개최 도시가 추가 종목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개최도시 도쿄는 60여 개 종목을 추천했고, 이 중 15개 종목이 최종 추가됐다. 새로운 변화가 스포츠 종목의 다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00년이 넘은 IOC의 역사도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전 세계인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대한체육회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갖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생활체육이 활성화된다면 자연스럽게 올림픽 무대에서도 효자 종목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새롭게 신설된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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