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권한을 가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21년 IOC 집행위원회(executive board)를 개설하여 IOC 위원장 1인, 부위원장 4인, 집행위원 9명 및 사무총장 1명 등 총 15명의 구성원들이 IOC 총회상정 권한을 비롯하여 정식종목 추천 최종 심의, 신임 IOC위원 최종결선후보 등을 결정하는 막강 권력기구이다. 이들은 모두 IOC 총회의 비밀투표로 과반수이상 획득한 사람만 선출되며 임기는 4년이다. 최대 2번 연속 선출이 가능하며 위원장의 임기만 8년에 1회에 한해 4년 연임이 가능하다. 그 다음 세부적인 활동을 주로 하고 있는 IOC 위원들이 있는데, 현행 올림픽헌장에 따르면 IOC위원은 자연인(natural person)이며 현역운동선수, NOC(국가 올림픽위원회)나 IFS(국제경기연맹)의 회장이나 고위 관계자가 포함되고, 총 115명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선서를 통해 의무 완수의 수락 의식 후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IOC 총회 모습(출처: IOC 홈페이지)
“IOC 위원이 되는 명예와 IOC를 대표하는 명예를 부과 받고 이와 같은 권한에 대한 나의 의무를 명심하면서 본인은 어떠한 정치적 상업적 영향력이나, 인종적 종교적 이유를 초월하여 편견에 치우침이 없이 윤리 규정을 준수함과 동시에 최선을 다하여 올림픽 운동에 봉사하고, 올림픽 헌장규정과 IOC의 결정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IOC와 올림픽 운동의 권익을 옹호할 것을 선서합니다."
이처럼 IOC 위원은 어떠한 정부, 조직, 법인체 또는 자연인으로부터 자신의 활동과 투표의 자유를 간섭하는 명령을 받지 않고, 채무나 의무사항에 대해 개인적인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개별적인 지휘를 갖게 되기 때문에 국가나 기관의 대표가 아닌 소속된 나라나 기관에서 IOC를 대표하는 자리하는 신분이라 할 수 있다. IOC의 총원은 115명이나 보통은 115명을 모두 채우지는 않는다. 주요업무는 올림픽 개최지, 올림픽 종목 결정, 올림픽 발전 제도 의결권 등을 가지고 전 세계 어디에서나 국빈 대우를 받는다. 총 115명의 위원 중 70명까지는 집행위원에서 추천, 총회서 선출되는 개인자격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선수위원, 국제경기단체 대표, 각국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등의 영역에서 각각 15명 정도씩 45명으로 제한된다.
IOC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총회 진행 모습
개인자격의 위원들의 임기는 1966년 이전 선출된 위원은 종신, 1999년 이전에 선출된 위원은 80세까지 이후에 선출된 위원은 70세까지가 임기이다. 선수위원의 경우는 현재 19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2명(하계 8명, 동계 4명)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 중 선출하고, 나머지 7명은 IOC위원장에 의해 종교, 성별 및 스포츠 간의 균형을 고려해 임명되고 모두 임기는 8년이다. 이러한 제한 때문에 보통 한 국가에서 1명이 선수 위원만 선출되며 우리나라는 2016년 리우올림픽때 유승민 선수가 선출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2024년 파리올림픽때 새로운 선수위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제경기단체 대표와 각국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은 자체 임기와 연동해서 그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민국 유승민 IOC 선수위원의 모습
대한민국은 1947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41차 IOC 총회에서 5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되었으며, 8년 후 첫 IOC 위운을 배출하였다. 당시는 스포츠의 위상이 높지 않은 관계로 주로 정치권의 영향력이 높은 시대였기 때문에 당시 이기붕 부통령이 1955년 제51차 파리 IOC 총회에서 제1대 한국 IOC 위원으로 선출되었다. 그 이후로 이상백 위원(1964-1966), 장기영 위원(1967-1977), 김택수 위원(1977-1983), 박종규 위원(1984-1985), 김운용 위원(1986-2005), 이건희 위원(1996-2017), 박용성 위원(2002-2007), 문대성 위원(2008-2016), 유승민 위원(2016-현재) 등 총 10명의 위원이 선출되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 故 김운용 위원은 IOC 부위원장 등의 굵직한 역할을 역임하면서 88서울올림픽 성공적 개최,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 한국의 국제적 스포츠 위상을 높여준 업적을 세워 가장 영향력 있는 한국의 IOC 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의 모습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열릴 제13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새로운 IOC 위원 9명이 선출될 예정인데, 한국인은 후보에 없다는 내용을 접했다. 동아시아의 중국은 이미 3명의 위원이, 그리고 이번 총회에서 일본인 와타나베 모리나리 국제 체조연맹회장이 국제경기단체 후보 자격으로 명단을 올려 일본도 2명의 위원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수위원으로 활동중인 유승민 위원 외에는 없다. 작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퇴한 이건희 위원의 공백을 우리나라 위원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로 대한민국 체육계가 여러 가지 비리로 얼룩진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파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폐단을 수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단계이다. 일부 권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폐단으로 체육계 전체를 부정한 곳으로 치부하여 국제무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IOC 위원 선출에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지난 2월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세계 4대 국제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5번째 국가로 등극하였지만, 실상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내 줄 한국의 스포츠 외교관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건희 전 IOC 위원의 모습
정부와 대한체육회 등 유관 기관들은 보다 현실적인 노력으로 IOC 위원 배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을 대표할 IOC 위원은 더 이상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공동으로 국제무대에서 스포츠계에 역할과 기여를 꾸준히 해 온 영향력 있는 후보자들을 여러 방면에서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주먹구구식으로 편의에 맞게 즉흥적으로 서로 협의 없이 후보를 내세워서는 결코 IOC 집행위원회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짊어질 대한체육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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