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메가 스포츠이벤트의 묘미는 무엇일까? 우선 전 세계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한 곳에 모아 화려한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밤낮으로 펼쳐지는 많은 경기들을 관람 및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회를 전 세계에 알리는 개회식의 다채로운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명장면들을 연출한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인상 깊고 흥미로운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되었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마도 하늘을 수놓은 1218개의 드론 오륜기가 아닐까 한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모두를 위한 미래` 공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스카이다이버들이 하늘에서 만들어 낸 오륜기가 인류의 시선을 압도하였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선도 나라답게 ICT 기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드론을 가지고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그것도 1218개의 드론을 컴퓨터를 활용하여 한 사람이 컨트롤하는 진풍경을 만들어 내 기네스에 등재가 되었다. 이 장면은 지난 슈퍼볼 대회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그 때는 300대의 드론이 비행하였고, 규모로는 최대 규모이며 이번 올림픽 시상식에도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개회식에서 보여준 이 장면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첨단 IT올림픽을 표방한 대회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송승환 총감독, 개회식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인 전 피겨선수 김연아가 1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강원룸에서 `IOC-POCOG 데일리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news@isportskorea.com)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역시 다양한 묘미를 전 세계인에게 선사하겠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IT 강국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세계최초 ICT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핵심목표 중 하나인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5G 서비스를 비롯하여 사물인터넷(IoT), 초고화질영상(UHD),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이 이번 올림픽에 총 동원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인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를 활용하여 입장권을 도입하고, 얼굴식별기술을 응용해 입장객의 편의를 강화하는 등의 발전이 있었다. 또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실시간 번역서비스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가상화 네트워크 기술을 그리고 2016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IoT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시키는 등의 변천사가 있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연아 선수가 성화를 점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인 컨텐츠까지 통합적인 솔루션을 적용하여 실질적인 ICT 올림픽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림픽 기간 중 5G 시범서비스를 통해 초고속 와이파이의 대상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즉, 5G 단말지원을 위한 서비스망 연동을 통해 강원도 지역은 물론 인천공항, 광화문 등까지 대상지역을 넓혀 입출국 정보는 물론 경기나 관광 등의 편의 정보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또한 대회 기간 중 홀로그램, VR은 물론 자율 주행차 및 드론레이싱 등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주요 경기장 코스에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특히 IoT 기술 및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강릉시 월화거리에는 IoT 파노라마, 스마트미디어월, 스마트힐링체어 등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대회에 참여하는 전 세계의 선수들은 대회기간 동안 웨어러블 기술을 통해 선수맞춤형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트레이닝복이 제공되기도 한다. 아울러 5G 기술을 통해 실감영상과 타임슬라이스를 통해 각 경기를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한국어와 7개의 언어 간 통번역 서비스앱을 배포하여 언어의 장벽을 없애고, 음성인식과 대화처리기술을 활용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경기를 관람하거나 관광을 할 때에도 언어로 인한 불편함 없이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첨단 서비스가 제공된다. 그리고 관람객들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인상 깊은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가상체험 공간도 제공된다. 스키점프나 스노보드 등 올림픽 코스를 가상현실로 구현하여 일반인들도 선수들과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이와 같은 ICT 올림픽을 구현하기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들은 몇 년에 걸쳐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번 올림픽은 남북 공동참여라는 평화의 의미도 있지만, 또 다른 묘미가 될 최첨단 기술의 장(場)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올림픽을 빛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올림픽이 끝난 후 5G 기반의 통신 인프라와 각종 서비스들이 차기 스포츠이벤트에 접목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기술 확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을 이끌어 나갈 기반으로써 금번 올림픽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인이 하나가 되고, 대한민국의 IT 기술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김진국 교수 / 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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