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라는 구호 아래 지(智)·덕(德)·체(體)를 연마하는 전인적 인재 육성을 목표로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시작되었다.
1971년 이전에는 전국체육대회의 중등부에서 실시되어 왔으나, 1972년 초에 전국적으로 스포츠소년단이 조직되면서 전국스포츠소년대회로 분리, 독립되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6월 16일 동대문운동장(구 서울운동장)에서 11개 시·도의 스포츠소년단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전국스포츠소년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뒤 1975년 제4회 대회 때부터 전국소년체육대회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지금까지 매년 대회가 치러졌다.
제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개막식 모습(사진_대한체육회).
소년체육대회의 창설은 소년체육의 발전책 강구와 전국체육대회의 축소라는 두 가지 요인이 그 배경이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만의 체육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체육이 지육(智育)·덕육(德育)과 함께 교육적인 기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체육의 기틀을 다지고, 체육인구의 저변을 확산시켜 체육진흥을 도모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체육은 사회체육의 기반이 되므로 학교체육에서 우수한 소질을 가진 자를 조기 발굴하고, 그들을 과학적으로 훈련시킴으로써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제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개막식 퍼레이드 모습(사진_대한체육회).
대회의 참가자격은 각 경기단체에 선수등록을 마친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2·3학년 학생으로, 초등학교부는 만 12세 이하, 중학교부는 만 15세 이하를 대상으로 했다. 경기종목은 제1회 때는 육상·수영·축구·야구·배구·농구·탁구·핸드볼·체조·배드민턴·씨름·테니스·연식정구·럭비풋볼·유도·검도·하키·펜싱·태권도 등 19개 경기를 실시했으며, 그 뒤 점차 늘어나 제17회 대회에서는 26개가 되었다. 참가인원수는 1회에서 10회까지는 매년 6,000∼7,000여 명이었으나 15회 대회에서는 1만 1,837명, 16회 대회에서는 1만 2,928명이 참가해 전국체육대회와 버금가는 참가인원으로 경기인구의 저변확대를 꾀했다.
제2회전국스포츠소년대회 충청남도 개최지 모습(사진_대한체육회)
그 뒤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기록과 수준이 향상되어 우수한 국가대표 급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발굴, 배출되었다. 또한, 학교체육이 활성화되어 체육인구, 특히 운동선수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체육을 경시하던 과거의 교육에 비해 체육을 포함한 지·덕·체의 조화로운 전인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한편, 이 대회의 성화(聖火)는 옛 신라 화랑들의 본고장인 경주에서 채취했는데, 이는 애국충절과 협동정신을 통해 나라를 통일한 화랑들의 얼을 계승, 발전시켜 국가관을 확립하고 주체성 있는 한국인상(韓國人像)을 육성하고자 함이다. 이 대회는 자라나는 소년·소녀들에게 기초적인 스포츠를 보급하고 스포츠정신을 고취해 균형 있는 신체의 발달과 기초체력을 배양하며, 나아가 우수선수 및 국가대표선수 양성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소년체전 출신 축구국가대표 기성용선수의 어린시절 모습.
소년체전 출신 수영국가대표 박태환선수의 모습.
그러나 체육계의 끊임없는 폭력과 성적지상주의로 말미암아 과거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들도 묵과해주던 시대가 이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현재 정부는 소년체전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대안으로 전국체전 고등부와 통합하여 학생선수, 일반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생체육축제 형식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체육인들과 학생선수 및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으로 학교체육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일부 학생들만의 전유물인 학교스포츠클럽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소년체전 폐지는 시기상조이고, 국가대표를 꿈꾸고 훈련해 오던 학생선수들의 경우 지금까지의 노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야구 우승팀 대구본리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정부도 위와 같은 반발을 예상했지만, 우리나라 스포츠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전환이 없이는 오래된 틀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강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는 누구도 쉽게 얘기를 할 순 없을 것이다. 정부의 입장도 체육인들의 입장도 모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때문에 양측의 입장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무조건 폐지는 옳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절충안이 나와 지금의 폐쇄적인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치다가 단계적으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변해가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 한번에 완벽한 정책을 기대할 수는 없다. 변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득을 주는 공리주의적 전제가 필요하다.
더불어 소년체전 폐지보다는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어온 구조적 문제의 개선과 폭력과 각종 부조리한 만행을 저지른 지도자와 이를 묵인한 사람들 그리고 책임자들 모두에게 보다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한번 잘못하면 다시는 체육인으로 활동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현재로서는 급선무의 정책이 아닐까 한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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