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의 스포츠산책

[스포츠산책] K리그의 탄생과 가치

기사입력 [2019-03-04 09:19]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가 2019년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 축구 발전에 근간이 되는 K리그의 탄생과 그 과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1982년까지 실업축구와 대학리그 토너먼트가 주를 이루어왔다. 1964년에 시작된 전국실업축구연맹전이 1부리그의 역할을 해 오다가 1979년 대한축구협회의 회장으로 당선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한국프로축구 리그의 창설을 추진하였다. 이를 위해 1980년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축구단인 할렐루야 축구단을 직접 만들어 구단주로 활동을 했다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은 민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불평 불만이 많았던 시절이라 전두한 정부는 이를 분산시키기 위한 소위 3S 정책의 하나로 스포츠를 프로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1982년 프로야구가 먼저 출범하였고, 축구는 상대적으로 프로화를 위한 준비가 덜 되어 있어 실업축구를 중심으로 리그가 운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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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리그 공인구인 커넥스트.

  

1980년 할렐루야, 1982년 유공 그리고 포항제철, 대우, 국민은행 등의 실업축구단이 리그를 조직하고 프로축구 시스템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출범으로 실업축구의 관중 수는 저조한 편이었고, 이에 따라 1983년 대한축구협회가 수퍼리그 창설을 위한 위원회가 발족되었다. 수퍼리그의 시작으로 축구단은 늘어갔지만, 관중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할렐루야 축구단 역시 아마추어로의 전환을 선언하였고, 관중 동원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대도시 연고지에 경기장 확보문제, 국가 대표 선수들의 장기 합숙 등의 문제가 맞물려 프로축구선수권대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프로야구처럼 지역연고제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했지만 지역 감정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체육부의 철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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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첫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그러나 1987년 실업축구단이 모두 빠지고 5개의 프로축구단만을 운영하기 시작하여 진정한 프로리그의 시대가 열렸고, 주최도 대한축구협회가 아닌 독립적인 리그 운영을 시작하여 한국프로축구대회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또한 체육부의 규제를 받고 있던 지역연고제 문제 역시 풀려 광역지역연고제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홈 앤드 어웨이 경기 방식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진정한 프로리그로서 K리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인하여 서울과 부산 등의 경기장 사용 금지가 내려져 프로축구 리그는 1년간 유예되는 신세가 되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 김우중 회장은 프로축구위원회를 2년 만에 해체하고, 대한축구협회 주관으로 리그를 만들었다. 서울에 연고가 없던 상황에 일화 천마가 서울을 연고지로 리그에 참가하였고, 1990년부터 도시 지역연고제가 실시됨에 따라 6개 구단이 도시 지역 연고로 전환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이후 1994년 대한축구협회 산하의 프로리그위원회가 독립하여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초대 회장이 당시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이 겸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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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K리그 돌풍을 이끈 수원 삼성의 고종수 선수.

  

이후 프로축구단이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 확대되면서 한국프로축구리그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고, 94년 미국월드컵의 선전과 더불어 2002년 한ㆍ일월드컵의 개최 확정으로 인해 축구의 붐은 절정에 이르게 된다


더불어 1998년 고종수, 이동국, 안정환 선수 등 걸출한 신예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최초 2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한편 2013년에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그 진행 방식을 본뜬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하여승강제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의 K리그가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으로 리그명이 변경되었고,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가 창설되어 이를 통합한 명칭이 바로 K리그이다

현재는 1부리그 12개팀, 2부리그 10개팀이 소속되어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프로축구리그가 출범하여 가장 많은 우승은 성남FC로 총 7회 우승을 하였고, FC서울과 전북현대모터스가 6회 우승하여 그 뒤를 잇고 있다.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은 706경기를 소화한 김병지 선수가 가지고 있고, 최다 득점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동국 선수로 504경기에서 215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기록을 당분간 계속 갱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다 도움은 염기훈 선수로 345경기에서 무려 103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이 기록 역시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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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에도 아직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전북 현대의 이동국 선수.

  

2019 K리그가 시작되었다

축구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모든 구단의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기대하고, 많은 관중들이 관심과 응원을 아낌없이 줄 때 한국 프로 축구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우리 프로축구리그의 역사는 이제 30여년이 지났다. 짧은 역사속에서 많은 어려움 속에서 성장한 프로축구리그는 단순히 리그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세계 유수의 프로 리그들에는 각국의 유명 선수들이 모여 별들의 잔치를 벌여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이런 분위기는 리그 발전과 더불어 산업적으로도 큰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성장 가능한 신예 선수들의 시험무대로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 역시 단기간에 이루어낸 성과는 아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세계적인 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다. K리그 역시 아시아 최고의 리그는 물론 전 세계 유망주들이 도전하는 무대로 발전해야 한국 선수들 역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과 철저한 계획을 통해 K리그가 전 세계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