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U-20 월드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IFA 여자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2019,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등 올 여름은 유난히 축구 대회가 많이 열렸다. 전 세계 인구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은 무엇일까?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아마도 축구가 아닐까 한다. 현대화된 축구 시스템 이전에는 과연 어떻게 축구가 생겨났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2019 FIFA U-20월드컵 준우승 기념 '격려금 전달식`에서 이강인 선수의인터뷰 모습.
축구는 고대 로마에서 행해지던 구기 종목 중 하르파스툼이라는 경기가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보다 공의 크기가 작고 단단하여 소프트볼 정도의 모양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경기장 역시 현대의 축구장보다 작았고, 진흙이나 잔디에서 경기가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경기 방식은 럭비와 상당히 비슷한 형태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중세시대에서는 유럽의 스페인에서 전통적인 축구경기가 시초로 알려져 있으나, 현대적 의미로는 1863년 잉글랜드에서 설립된 축구협회(The FA)의 등장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런던의 몇몇 축구 클럽이 경기를 하는데 서로 논쟁이 없도록 보편적 규칙을 만들고,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 참여와 더불어 경기장에 몰려드는 관중들을 대상으로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가 맞물려 최초의 프로 클럽이 탄생하게 된다.
현대 축구 레전드 브라질의 펠레 선수.
1860년대 초반 잉글랜드의 사립학교들이 다양한 축구경기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생겨 케임브리지 규칙을 만들고 추진했던 어핑엄 스쿨의 교사 트링(John Charles Thring)은 자신만의 규칙(어핑엄 규칙)을 만들고 가장 간단한 경기라고 명명하였다. 이후 수정 규칙은 1863년 주요 사립학교 7개교의 대표들이 모여 만든 위원회에서 수정된 케임브리지의 규칙을 만들었고, 에베니저 콥 몰리(Ebenezer Cobb Morley)는 축구를 위한 관리기관 설립을 제안한다. 몰리는 축구 협회의 초대 사무관(1863~1866)을 지냈으며, 2대 회장(1867~1874)을 지냈다.
현대 축구 레전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선수.
특히 그는 최초로 게임의 규칙이라는 저서를 통해 현재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축구 규칙의 밑바탕을 그려놓은 업적을 만들어 내 축구 협회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축구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축구 협회는 축구의 규칙을 발간하였고, 축구의 명칭 역시 럭비 풋볼(Rugby football)과 구별하기 위해 ‘Association football’을 줄인 ‘soccer’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또한 축구협회 회원들에게 승인된 축구의 규칙은 경기장 그라운드의 최대 너비와 폭, 킥오프의 순서, 골, 드로인, 오프사이드와 같은 용어의 정의 등을 명시하였다.
한국 축구 발전에 공헌한 허정무 감독의 모습.
한편 1888년 애스턴 빌라의 관리자였던 윌리엄 맥그리거는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열린 12개 축구팀이 관련된 회의에서 리그 대회를 계획할 것을 주장한다. 이 12개 클럽은 후에 풋볼 리그의 원년 멤버가 된다. 회의는 1888년 3월 22일에 런던에서 개최되었고, 주요 의제는 녹아웃 형태의 FA컵에서 일찍 탈락하는 팀은 거의 1년 동안 아무 경기가 없기 때문에, 재정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경기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지내기 때문에 다른 팀이 경기할 때,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의제는 4월 17일에 맨체스터에서 결정하기로 하였다.
한국 축구 발전에 공헌한 안정환 선수.
맥그리거는 풋볼 리그의 명칭에 대하여 투표를 붙였고, 대다수의 찬성으로 잉글랜드 최초의 축구리그 명칭은 풋볼 리그라고 정해졌다. 라이벌 리그였던 풋볼 얼라이언스(Football Alliance)는 1889년부터 1892년까지 진행되었다. 1892년에 두 리그는 공식적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하고, 대부분의 풋볼 얼라이언스 팀을 포함하여 풋볼 리그 2부 디비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현재의 리그 팀들에 얼라이언스 팀 가운데 상위권 세 팀을 합하여 풋볼 리그 1부 디비전을 형성하였다.
현대 축구의 레전드 독일의 마테우스 선수.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빠른 속도로 유럽 대륙으로 축구는 전파됐다. 1860년 창단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클럽인 스위스 로잔 축구 크리켓 클럽과 1879년 덴마크 클럽인 쾨벤하운 BK와 스위스 클럽인 FC 장크트갈렌이 설립되면서 유럽의 각 나라들은 축구 협회를 설립하고, 자체 리그를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남아메리카에서도 1887년 창단된 아르헨티나 힘나시아 라 플라타 클럽을 시작으로 당시 영국과 산업적 교류가 있었던 브라질로 확대되어 1888년 브라질에서는 상파울로 AC 클럽이 창단되었다.
2000년 밀레니엄 축구 국가대표팀의 모습.
이러한 유럽과 남아메리카의 활발한 축구 발전으로 국제대회에 대한 인기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축구 경기를 감독할 단일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1904년 프랑스 파리에서 FIFA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가 설립되었다. 이후 유럽을 넘어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안 국가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전 세계 축구의 성지가 되었고,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이벤트는 단일 종목으로는 단연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대회로 성장하였다. 무엇이든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축구가 전 세계인의 스포츠로 발전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즐겁게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김진국 전문기자/navyj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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